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관능소녀 복수단 - [리뷰]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효준선생 2014. 5. 28. 07:30






    한 줄 소감 : 화성 남자를 벤 금성 여자의 칼날이 매섭다
 





유부남과의 위험한 사랑에 빠진 여대생, 뛰어난 미모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도 충당하지만 그녀에겐 남들은 알기 어려운 외로움 같은 것들이 있다. 여성학 담당 교수가 전하는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법 같은 것도 일리는 있지만 심정적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 아무도 이해해 줄 것 같지 않았는데 힘들어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어느 또래 여자의 아는 체에 심적으로 의지가 되었다. 하지만 이 한 수가 자신을 파멸로 이끌 악수(惡手)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영화 관능소녀 복수단은 한 평범한 여대생이 자신을 해코지하는 남성들을 향해 분노의 복수를 하는 과정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젊은 여자로서는 사랑 그 이상의 폭압적 행위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녀가 손을 내민 공권력마저도 그녀를 도와주기는커녕 비협조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태도 등에 그녀는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의 시작점에 그녀 혼자였다면 분명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을 루라고 소개한 여자의 당돌하다 못해 편집증적인 행위는 이어지는 그녀들의 행위에 혀를 내밀 수밖에 없게 하는데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보다 하기 쉬운 일들이 있기도 하다.





이 영화가 두 여자의 남성에 대한 그동안 억눌린 심정의 발발이라고 한다면 반대편에 있는 남성들로서는 좀 억울한 면도 없지 않다. 여주인공을 자기 마음에 내키는 대로 농락한 한 녀석에겐 그래도 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단지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황천길을 밟아야 했던 다른 남자들에겐 다소 격한 보복이 아니었나 싶었다.





이 영화가 정교하게 짜인 범죄영화가 아닌지라 목격자를 염두해가며 범인을 쫒는 영화도 아니고 범죄가 발생함에도 공권력이 나서서 추격하는 그런 내용도 없었기에 거의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남성들의 모습에서 통쾌함 보다는 연민까지 일었다. 과유불급이라고 저 정도로 나쁜 놈이었나를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감춰 놓은 한 가지를 더 찾아 볼 수 있게 된다.





여성의 남성에 대한 복수를 전면에 깔아 놓았다면 그 이면엔 현대인들의 외로움이 놓여져 있다. 여대생과 유부남의 만남이라든지, 동류의식을 느낀 상태에서 제3자가 등장했을 때의 소외감이라든지 같은 것들 말이다. 복수가 다 끝나서 더 이상 할말이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에피소드를 끄집어 낸 것도 이 영화가 단순한 복수극 그 이상을 말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복수의 장면들이 너무나 생생해서 저런 장면들은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할 정도인데, 총뿐 아니라 일본도까지 등장하며 인명을 살상하는 장면들은 끔찍함을 느낄 정도였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 가지고는 이 영화를 설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누군가에 대한 미움이 커져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용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기에 이성적으로 충동으로 자제할 수 있고 자신의 복수가 아니더라도 그의 ‘불행’은 찾아오게 마련일 거라는 믿음도 있기 때문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흉악한 장면만 연속 보다 안구 정화가 된 한 장면





관능소녀 복수단 (2014)

Girls Against Boys 
9.5
감독
오스틴 칙
출연
다니엘 파나베이커, 니콜 라리버트, 리암 에이켄, 윌 브릴, 마이클 스탈 데이비드
정보
스릴러 | 미국 | 92 분 | 201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