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도희야 - [리뷰] 지켜줄 수 밖에 없었다

효준선생 2014. 5. 14. 07:30






   한 줄 소감 :  김새론이라는 배우의 미래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정말 궁금하다. 
 



 김새론의 2009년 영화, 


여행자 - [리뷰] 한국영화계는 김새론이라는 꼬마숙녀를 주목해야 한다 




소녀에게 세상이 가하는 폭력엔 이미 단련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폭력 앞에서 저항조차 하지 못하며 자해를 해가면서 방어를 해보지만 너무 아프다. 아직도 어려보이는 가냘픈 소녀가 감당하기엔 힘겨워 보이고 차라리 그녀를 둘러싼 세상 탓을 하는 게 더 옳은 것처럼 보인다.





영화 도희야는 어느 섬마을(혹은 바다를 끼고 있는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고립된 이미지와 소녀의 그것이 상당히 닮아 있다. 계부와 조모의 학대에 가까운 양육이 놀라울 정도지만 소녀는 그러려니 하는 수준이다. 이미 만성이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 소녀 앞에 나타난 경찰 제복의 한 여자. 아직 젊어 보이지만 서울에서 온 그녀는 서장의 계급장을 달고 있고 그런 여자에게 소녀는 점차 의지하게 된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자신을 예뻐해 주는 사람은 직감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그걸 거스르고 나면 남는 건 동물은 ‘깨물다’, 혹은 ‘할퀴다’지만 사람은 배신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정교한 복수가 기다린다. 그리고 그 정도는 그동안 타인에게서 예쁨을 받지 못한 것과 정비례한다. 도희와 서장의 관계가 바로 이렇게 도식화된다. 가족으로부터의 자비없는 폭행,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의 반대편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 제복을 갖춰입은 동성(同性)의 서장이 있다.





가정폭력의 위기에 처한 소녀를 구해준다는 건 여건만 되며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그게 마음과 달리 의도하지 않았던 오해와 불신으로 야기되고 그 사태가 확산되면서 그 누군가의 도움은 파기직전에 이른다. 소녀 도희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를 파악하는 건 학교에서 영어나 수학문제를 푸는 것 이상으로 민감한 부분이다. 가족을 버리고 비 혈연의 품에 안길 수 밖에 없는 것, 그리고 너무 연약해서 힘으로는 부치는 세상과의 맞섬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요령일 뿐이었다.





아무도 그 작고 마른 소녀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덫을 놓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움직여야만 자신을 지켜줄 누군가를 구해내리라는 건 본능적으로 알아챈 셈이다. 그녀는 본능에 따라 움직인 셈이다. 도희는 이제 중학생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그 또래 아이들은 볼 수 없게 된 건 어른들이 그 아이들이 노닐 공간을 삭제해버렸기 때문이다.





배두나와 송새벽이 양 극단에서 중심을 잡아주었지만 그 한가운데 던져진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험한 연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김새론은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건 영화 한 편을 완성해 냈다. 영화 속 소재가 금기시 되는 부분도 적지 않고 표현해내기가 만만치 않았을 장면도 그녀는 거침없이 소화해냈다. 우여곡절이 많았겠지만 ‘진짜’ 여배우가 되는 길 한복판에 있음을 부정하기 어려웠다. 많은 격려를 해주고 싶다.  (양진석의씨네필 소울)






도희야 (2014)

A Girl at my Door 
9.5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새론, 송새벽, 김진구, 손종학
정보
드라마 | 한국 | 119 분 | 201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