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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스트베가스 - [리뷰] 친구와 함께라면 못할 게 없다네

효준선생 2014. 5. 7. 07:30







   한 줄 소감 : 꽃할배들의 회춘 프로젝트 
 





동네에서 태어나 60년 가깝게 친구로 지냈다면 가족이나 배우자 이상의 사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그런 친구를 둘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복이기도 하다. 갈수록 사람과 인연을 맺는게 쉽지 않은 세상에 미국의 4총사, 샘, 빌리, 아치, 패디는 미국 최대의 유흥의 도시 라스베가스로 떠날 일이 생겨 무척 신이 났다.





영화 라스트베가스를 보면서 나이란 사회가 주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람들의 말도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이면엔 그렇게 살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재화가 있어야겠구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닌 복수의 친구들과 함께라면 이런 저런 소동도 결코 위축될 일은 아닐 것 같았다.





이 영화는 줄곧 독신으로 지내온 빌리의 난데없는 결혼 선언과 이른바 총각 파티를 라스베가스에서 하겠으니 모이자는 전갈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자신들을 건드리는 동네 형아에게 아무도 우리를 건드릴 수  없다며 허세도 부리곤 했던 그 성격들이 과연 다시금 발휘될 수 있을 것인지, 70살 전후의 그들에게 젊은 시절의 패기가 여전히 유효한 지 보는 재미가 있다.





도박과 여흥의 도시 라스베가스, 흔히 젊은이들과 혹은 가진 돈을 주체할 수 없는 부자들만 모이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 넉넉해 보이지 않은 이들, 특히 연금 찾아서 가지고 왔다는 아치의 맹활약으로 이들은 넉넉한 자금을 마련하게 된다. 그 이후엔 일사천리로 그 곳의 분위기를 즐기면 그만인 셈이다. 비키니의 처자들이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하고 할아버지 뻘 되는 그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도 애매한 눈빛으로 받아 들이고 서로에게 지기 싫어 으스대는 모습도 그 나이대 노인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결혼 발표를 한 빌리의 경우는 좀 달라보였다. 손녀뻘 되는 여자에게 장례식장에서 청혼을 하는 기이함에 다들 놀랐지만 그의 결혼을 의심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살아온 인생이 헛된 건 아니었다. 결혼은 원 나잇 스탠드와는 다른 것이라는 걸 아는 그들은 조금씩 빌리에게 진정한 행복, 그리고 의미있는 결혼이 무엇인지를 기분나쁘지 않게 확인시켜주려고 애를 썼고 이런 과정에서의 오해와 진정성이 드러나며 분위기는 우정의 한마당으로 변해갔다.





워낙 연기력이 출중한 대배우들이 풀어내는 진짜 친구같은 모습에 부담없이 코믹함을 즐기다가도 과연 이들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이 하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데 믿어도 될까 싶기도 했다. 옛말에 어른 말을 들으며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했는데 맞는 것 같기도 했다.





4명이라는 설정, 그리고 낯선 곳에서의 좌충우돌 해프닝의 연속을 보며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가 연상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말랑거리는 연애담이 주를 이루는 헐리웃 영화에서 이 영화 역시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 단지 나이가 많은 배우들이 나올 뿐이지만 그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인생 상담 같은 이야기들은 잘 들으면 사는 데 약이 될법한 것들이 많아 보였다. 어차피 살다보면 우리도 그들 나이가 될테니 노인네들 목소리라고 외면할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배우들의 실제 연령을 검색해보니 친구라고 하기엔 차이가 많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서 이질감이 묻어나지 않았던 건 자신의 배역의 경중에 상관없이 잘 조절해내며 연기한 베테랑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라스트베가스 (2014)

Last Vegas 
9.2
감독
존 터틀타웁
출연
마이클 더글러스, 로버트 드 니로, 모건 프리먼, 케빈 클라인, 메리 스틴버겐
정보
코미디 | 미국 | 104 분 | 201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