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엠파이어 스테이트 - [리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다

효준선생 2014. 5. 2. 07:30






    한 줄 소감 : 결말보다 아직 찾지 못했다는 돈의 행방이 더 궁금하다 
 





동유럽 이민자가정 출신의 젊은이, 뉴욕에서 살고는 있지만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아버지는 잡일을 하지만 그마저도 위태롭고, 매번 경찰 선발에 응하지만 탈락인 신세다. 껄렁거리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소일을 하다 운 좋게 경비회사에 취업한다. 경찰이나 경비나 뭔가를 지킨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해서 어느 정도 만족한다. 하지만 며칠 되지 않아 강도 사건에 휘말리고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상관없이 점점 늪에 빠져들고 만다.





영화 엠파이어 스테이트는 1982년 미국에서 벌어진 현금 수송업체의 3천만 달러 강도사건을 극화로 재구성한 범죄 액션물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실제와는 좀 다르게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나중엔 징역까지 살았던 두 젊은이들의 일탈 행위에 어느 정도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하는데 사실과는 상관없이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극단적인 묘사를 통해 그려내고자 했다.





크리스와 에디, 둘다 미국 주류 사회의 멤버가 되기엔 조금 부족한 환경과 배경에 있다. 일차적으로 빈한한 경제력, 가방끈도 길지 않고 가정환경도 썩 좋지않다. 그들이 할 만한 일이라는 건 클럽에 돌아다니며 얻어먹는 수준이며 그나마 아버지의 노고에 마음 아파하는 크리스가 정신 차리고 직업을 갖게 된 것인데 그곳이 하필이면 현금이 놓여있는 ‘어물전’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속담이 고양이에게 어물전을 맡겨 놓는다라는 건데 그럴 만도 했다. 지금과는 달리 각종 경비시스템이 첨단이지 않아서 그 많은 현금이 겨우 철장과 셔터 하나씩에 의존해 있고 폐쇄회로와 야간근무자의 감시만이 전부였다. 만약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이라면 눈 감고도 훔쳐갈 상황인 셈이다.





우연한 기회에 크리스의 작은 시도가 성공하고 이에 자극을 받는 그가 친구들에 이런 비밀을 털어놓게 되자 생각지도 못한 사태가 점점 커지고 만 것이다.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돈을 노리는 사람들은 공돈이나 다름 없는 이 돈을 모른 척 하지는 않을 것이고, 여전히 경비원인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에 스스로 괴로워 할 뿐이다.





3천만 달러면 지금은 그렇게 큰 돈은 아니지만 당시엔 미국 역사상 최대 금액의 강탈 사건이라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일이라고 했다. 이미 범인을 밝혀 놓은 상황에서 그들이 어떻게 돈을 빼돌렸고 궁극적으로 돈의 일부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귀가 솔깃한 사연이 이 영화의 재미다. 생각해 보면 운 좋으면 뉴욕 어느 지점에 그들이 훔쳐낸 거액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하니 이 영화의 엔딩을 잘 들여다보면 힌트를 얻을 지도 모른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뉴욕을 배경으로 한 탓에 상당히 고풍스러운 패션들이 활보한다. 아랫단이 넓은 나팔바지를 입거나 거리의 올드한 차량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특히 크리스와 에디로 나오는 배우들이 마치 영화 비트에서의 정우성과 임창정을 닮은 듯 하고 내용 자체도 대충은 비슷한 것 같아 흥미로웠다. 범죄 행각은 절대 따라 해서도 안 되고 남의 돈을 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말을 잘 실천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지만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성어도 문득 떠오르게 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엠파이어 스테이트 (2014)

Empire State 
10
감독
디토 몬티엘
출연
드웨인 존슨, 리암 헴스워스, 엠마 로버츠, 마이클 안가라노, 폴 벤-빅터
정보
범죄, 스릴러 | 미국 | 94 분 | 201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