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몬스터 왕국 - [리뷰] 엄마없는 하늘아래, 엄마찾아 삼만리

효준선생 2014. 4. 25. 07:30







   한 줄 소감 : 북유럽 특유의 몽환적 동화 작법이 돋보인다
 




3년 전 영화 토토의 움직이는 숲을 보고 무척이나 인상깊었던 덴마크의 에스벤 토프트 야콥슨 감독의 두 번째 한국 개봉영화가 선을 보였다. 영화 몬스터 왕국은 북유럽 특유의 질감과 이야기 구성으로 신선하면서도 동양적 가치관과 동떨어지지 않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선물했다.


토토의 움직이는 숲 리뷰 -> http://blog.daum.net/beijingslowwalk/16154640





유사한 제목을 가진 몬스터 시리즈들이 괴물 모습을 하고 있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반해 이 영화는 토토라는 어린 토끼 한 마리에 의해 그가 품고 있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잘 전달하고 있는 다정함이 느껴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인 토끼를 전면에 내세우고 모험의 세계로 떠나는 과정을 그려 명랑 쾌할한 영화같지만 실제 이 영화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는 슬픈 영화다. 하지만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그것이 엄마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순화시켜 놓았다.    




       

가족이 죽으면 상실감으로 무척이나 힘겨워 할 거고 특히 아이들은 곁에 있던 사람의 부재를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죽었다는 말 대신, 하늘나라에 갔다고 돌려 말하지만 아이들은 그 하늘나라라는 게 마음만 먹으면 비행기라도 타고 갈 수 있는 곳이라 믿기도 한다. 그런데 토토에겐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과 그리고 노력하면 엄마가 있는 곳을 찾아 갈 수도 있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아직 어리지만 강단도 있어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엄마가 있는 곳을 찾아가보니 그곳을 몬스터 왕국이라 불렀다. 하지만 토토를 제외한 다른 토끼들은 다 죽어서 그곳을 온 셈이다. 이렇게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놓고 재차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설정은 동양의 전설과 민화 속에서도 다수 등장한 코드였다. 대신 검고 어둠으로 상징되는 동양의 명계(冥界)와는 달리 영화 속의 공간은 아늑하게 보일 정도였다. 





예를 들어 몬스터 페더킹은 저승사자나 염라대왕에 해당하고 그들은 나눠주는 티켓이라는 건 결국 죽음을 상징하는 명부(名簿)인 셈이다. 토토가 남의 티켓을 들고 몬스터 왕국을 방문했을 때의 난감해하던 표정을 보이던 그곳의 책임자의 얼굴이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 산 자는 절대 갈 수 없는 그곳에서 토토가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설정도 결국 살아 생전에 가족에 대한 정을 쌓아 둘 것을 상기한다 하겠다.





저 세상에서 살고 있는 엄마를 만난 토토, 어린 아들의 정성은 다시 엄마와 이승으로 건너와 잘 살 수 있게 될까 아니면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며 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까.  5월은 가족의 달이다. 날씨도 좋고 가족과 함께 할 기념일도 많다. 지금 당신의 가족과 다소 서먹한 기분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 풀어보면 어떨까 토토 만큼 어리지 않아도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엔 충분해 보인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몬스터 왕국 (2014)

Beyond Beyond 
8.3
감독
에스벤 토프트 야콥슨
출연
김준호, 장은숙, 이장원, 박상훈, 최정현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 스웨덴, 덴마크 | 78 분 | 201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