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 [리뷰] 외톨이들의 정반합(正反合)

효준선생 2014. 4. 23. 07:30






   한 줄 소감 : 전기인간으로 나오는 맥스에 감정 이입하고 말았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인 뉴욕의 치안을 도맡다시피 활약해 온 스파이더 맨이 로보캅 이상의 활약을 보이는 과정은 공권력을 정체를 알 수 없는 단 한 명에서 맡길 수 있냐는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 비록 붉은 색 거미인간의 복장을 벗어던지고 자신을 노출 시키지 못한 그의 잘못도 있지만 전체적인 사회 시스템으로 봐서는 충분히 그런 의견이 분분하리라는 건 예상가능한 일이다.





2012년 다시 한 번 스파이더 맨의 탄생과정을 봐야 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편이 나왔을 때 관객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주연 배우도 그렇고 다소 유아틱하다는 것들이었다. 그에 비해 이번에 선을 보인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그때보다는 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악의 무리를 소탕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나름대로 부지런히 연애도 하고 자신과 대적할 새로운 악당에 맞서 싸울만한 공력도 갖춰가고 있었다.





이번 영화에선 스파이더맨을 제외하고 3명의 악당 캐릭터가 등장한다. 엔딩 부분에서 잠시 등장해 다음 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라이노를 제외하고 두 개의 캐릭터의 소개와 활약은 이 영화의 전반적인 톤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선과 악의 확연한 구분이 그동안의 영화 색깔이었다면 원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지만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의해 조금씩 변해가는 인간 내면의 악의 이면이 이번 영화의 핵심 볼거리였다.





피터, 해리, 그리고 맥스에서 시작한 세 사람에게 나름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고 이들을 원이라고 생각해 그려보면 교집합과 차집합이 존재하게 된다. 영화의 초반을 장식하는 비행기 안에서의 활극은 바로 피터 부모의 이야기다. 베일에 감춰져 언급되지 않았던 과거의 이야기가 피터의 막연한 추측으로 남아 부모에 대한 애증으로 화석화 되었었는데, 그걸 조금씩 알게 되면서 부모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런 부모와의 관계는 오스코프라는 이 영화의 절대적 배경의 오너와 승계자인 해리와 아버지의 관계와도 마찬가지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자리를 물려받게 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을 옭아매는 천형(天刑), 그렇다고 아버지를 원망만 할 수 없는 해리에게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피터와는 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편 관심병 환자처럼 보이는 오스코프의 전기 기술자인 맥스는 외모에서부터 범상치 않아 보였다. 그에게 누군가의 정감어린 한 마디는 하루를 즐겁게 살 수 있는 힘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날이 많았고 자신의 생일에 닥친 횡액(橫厄)은 꿈에서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이 원래의 이름이 아닌 닉네임으로 불리는 시점은 공교롭게도 우연에서 시작된다. 전편에 나왔던 것처럼 유전자 변형 거미에 물렸다든지, 스스로가 거미에 물려야 살 수 있는 기가 막힌 상황에서 자신의 자리마저 보전하지 못하게 되었다든지, 또는 세상의 모든 전기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든지 하는 인위적 설정말고도 이들이 외톨이가 되기 시작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우리 사회가 보듬어 안지 못하는 결핍의 인자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평범한 하루를 살고 있는 것 같아보여도 늘 불안해 하며 살아야 하고,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예민하고 혹은 그런 걸로 우울해 하기도 하다. 격려와 칭찬이 아닌, 질시와 백안시가 횡행할 때 사회구성원 하나하나는 힘겨워 하는 것과 같다. 세상에 거미인간이 어디에 있고 전기에 감전 되고도 살아남는 반짝이 괴물이라거나 거미 독에 쏘이고 스스로를 안티 히어로처럼 살기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붙어 있는 게 목숨이라고 함부로 버릴 수 없기에 주어진 상황에서 살 수 밖에 없다.





가장 소시민과 가까운 캐릭터였던 맥스, 그는 결코 처음부터 스파이더맨에게 맞설 생각은 없었다. 앞선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이 우상처럼 여기던 스파이더맨이 위험상황에 처한 자신을 구해준 일을 가슴 속에 품고 살았지만 사소한 오해로 그는 자신의 처지를 상황이상으로 크게 비관한 걸로 보인다. 그를 지켜보며 혐오스럽게 변해 버린 그를 우리 주변에서 어떤 걸로 치환해서 볼 수 있을까. 조금만 우리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면 괜히 등을 돌리지는 않았던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던 무관심이 결국은 큰 화로 돌아온 셈이다.





이 영화를 화려한 액션이 난무하고 스파이더맨이 도심을 활강하는 모습에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을 받는 고공 낙하와 상승장면으로만 기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더 이상 피터 파커의 성장담만으로만 돌릴 수 없게 되었다. 그보다는 언제든지 우리 곁에 있던 사람들이 혼자만의 고민 끝에 외려 세상을 향해 칼끝을 겨눌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겨준다. 그런 상황은 이미 뉴스를 통해서도 드물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액션 히어로물이지만 현실 반영을 철저하게 한 영화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2014)

The Amazing Spider-Man 2 
7.8
감독
마크 웹
출연
앤드류 가필드, 엠마 스톤, 제이미 폭스, 데인 드한, 캠벨 스코트
정보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 142 분 | 201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