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쇼트피스 - [리뷰] 일본, 어디까지 들었을까

효준선생 2014. 4. 25. 11:30






   한 줄 소감 : 가장 일본적인 것들로 세상에 자기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다
 




실사 영화와는 달리 애니메이션 영화는 상상력을 구현하는데 기술적으로는 거의 한계가 없는 수준에 왔다. 그렇다면 남는 건 얼마나 멋진 상상을 실제로 그려내는가에 달려있는데 아마 다 한번도 내가 상상하지 못한 걸 이렇게 영화로 볼 수 있다는 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영화 쇼트피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키는 짧은 오프닝과 4개의 작은 에피소드를 하나로 엮은 일본의 옴니버스 만화영화다. 3D 입체영화도 적지 않은 요즘 이들 영화의 그림체라는 건 좀 올드한 맛이 도는 옛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도 그럴 것이 3편의 영화는 일본 전설의 고향에서 할머니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준 그런 옛 이야기같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왜색이라는 말은 지나치게 일본의 정서를 담고 있다는 말로 낮춰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가 왜색이라고 한다면 영화는 우리의 인식에 자리하고 있는 그런 류의 것들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일단 그림 색감이 좋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인 구십구에서 작은 방을 가득 채운 색 우산과 비단이 줄줄이 펼쳐지는 장면은 무척이나 곱다. 딱 보기에도 일본의 정서가 물씬 나는데, 몇 개의 색깔만 보고도 그 나라의 것임을 떠올리게 된다는 건 의미가 있다.





그런데 제목으로 쓰인 쇼트피스란, 작은 평화, 짧은 평화라는 의미지만 세 번째 에피소드와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그런 의미가 좀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울리는 제목인지는 잘 모르겠고, 아마도 4편의 에피소드를 하나의 주제에 담기 어려운 면도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산 속 정체 모를 공간에서 옛날 물건과의 화려한 조우를 한 남자의 이야기인 [구십구], 그리고 어릴 적부터 좋은 감정을 갖고 있던 옆집 남자를 두고 강제 정혼을 해야 하는 한 여자의 불꽃같은 선택을 그린 [화요진], 산 속에 살고 있는 붉은 괴물에 맞서 백곰과 함께 용기를 낸 어느 작은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감보], 마지막으로 미래의 모든 것이 파괴된 일본의 시가전을 그린 [무기여 잘 있거라]는 다소 편차는 있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구석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보가 가장 볼만했고, 마지막 에피소드의 황당한 결말도 흥미롭다.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은 일본이나 우리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덜렁 후지산만 남은 일본의 모습이 의미심장하다. 약 1시간 남짓한 짧은 소품 같은 영화라 부담없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쇼트피스 (2014)

SHORT PEACE 
7.6
감독
오토모 가츠히로, 모리타 슈헤이, 안도 히로아키, 카토키 하지메, 모리모토 코지
출연
하야미 사오리, 야마데라 코이치
정보
애니메이션 | 일본 | 68 분 | 201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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