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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니드 포 스피드 - [리뷰] 정신놓고 달렸더니 어느새 골인했네

효준선생 2014. 4. 21. 07:30






  한 줄 소감 : 무한도전 최근 미션이 스포츠카 운전이던데...
 





남자들이 스피드에 집착하는 건 원시시대 사냥에 익숙했던 유전자의 발현이라는 말도 있다. 중세에 들어와선 말을 타고 광야를 누비는 걸로 이어지고 현재는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아우토반을 달리는 꿈을 꾸곤 한다며 일갈한다. 물론 반대로 탈 것에 대해 극도로 싫어하는 부류도 있다. 심지어 아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는 절대로 타지 않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대체적으로 스피드는 인간이 가진 동물적 본성이기도 하고 자신의 몸을 사용해 달리던 습성이 기계에 의존하면서 퇴화하기 시작한 그 무엇이기도 하다.





영화 니드 포 스피드는 이렇게 굉음을 내며 달리는 스포츠카를 전면에 내세우며 남자들 간의 이른바 자존심 싸움에 불을 붙이는 액션물이다. 미국이라는 땅덩어리가 넓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나라에서 자동차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른 탈 것이다. 우리가 작은 모니터와 디자인에 집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겐 옮겨다녀야 하는 이동수단으로서의 자동차로 상상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그 위에 옮겨 가는 것 말고 남보다 더 빨라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리고 그걸 마치 중계방송을 보듯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자신의 이름을 건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토비, 그에겐 4명의 절친들이 있고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는 형제와 다름없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경영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의 신세에 다름아니다. 어느날 디노라는 녀석이 찾아와 명품 자동차인 포드 무스탕을 멋지게 튜닝해주면 거액을 주겠노라 제안한다. 더불어 신나는 드라이브를 해서 이기는 사람에게 제작비외에 수익을 몰빵하자는 솔깃한 권유를 한다. 하지만 이 일로 그는 아끼는 동생을 잃고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2년 뒤 가석방 출소한 그는 옛일에 대한 진실 규명과 돈을 벌기 위한 동서횡단 여정에 나선다.





한국처럼 좁은 나라에서 살면 서울에서 부산 가는 건 크게 부담으로 여기질 못한다. 물론 정체 현상이 심해지면 그것도 스트레스겠지만, 그런데 미국 동부인 뉴욕에서 서부 샌프란시스코까지, 오로지 차량으로만 이동한다고 가정을 해보면 도전의식이 아니고서는 힘든 일이 될 것은 뻔하다. 쉽게 생각해본 적도 없고 흔한 일도 아닌지라 웃고 넘긴 일을 토비는 감행한다.과연 그는 자신을 노리며 치고 들어오는 정체불명의 괴한들과 그 먼길을 최고 속도로 달리며 느껴야 하는 삼라만상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까 설사 서부에 도착했다고 해도 아무도 그를 반겨줄 사람은 없다. 그저 비밀리에 열리는 레이싱에 참가할 자격만 얻을 뿐이다.





이 영화는 본격 레이싱 영화지만 정해진 트랙만을 돌고 또 도는 서킷 영화가 아니다. 살아있는 거리 위에서 갖은 장애물, (특히 도움도 위협도 안 되는 교통경찰들의 추격은 별도로 하고)을 이겨내는 장면은 눈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수많은 차량들이 나가자빠지고 저런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한 장면들도 무수하게 눈 앞에서 사라졌다. 특히 공중에서 회전을 할때 차량 안에서의 시선을 찍은 몇 차례의 장면은 압권이었다. 차량을 운전하는 내내 긴장감이 폭발할 것 같지만 동승한 묘령의 아가씨와 공중과 후방에서 그를 지원해 주었던 친구들의 서커스 같은 묘기들은 그래도 분위기를 쥐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지루할 수도 있을 레이싱을 흥미롭게 해 주었다.





분노의 레이싱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고 운전할 필요가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스피드에 한 번 매료된 이상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스피드 레이싱의 묘미다.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마치 스크린을 뚫고 나올 기세의 멋진 스포츠 카들의 질주는 시원함 마저 느끼게 했다.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본격 남성 로망 충족 프로그램이 선보인 셈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니드 포 스피드 (2014)

Need for Speed 
8.4
감독
스콧 워
출연
아론 폴, 도미닉 쿠퍼, 이모젠 푸츠, 키드 쿠디, 마이클 키튼
정보
액션, 범죄, 스릴러 | 미국 | 130 분 | 201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