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 - [리뷰] 그리움에 지쳐 만들어낸 환상

효준선생 2014. 4. 18. 07:30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의 推薦之色 





    한 줄 소감 : 잠시라도 행복했다면 그게 사랑이다. 어차피 영원한 건 없으니...
 





부부의 연을 맺고 아이를 낳아 기른 지 수 십년, 따로 떨어져서 산다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나이가 되었을 때 찾아온 남편의 불의의 사고사, 혼자 남은 여자로서는 애써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삭혀보려 하지만 그게 참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미술관에서 우연히 만난 남편을 쏙 빼닮은 한 남자 때문에 그녀는 혼란스러워 한다. ‘당신이 죽은 남편과 닮았으니 만나달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만난 두 사람, 그들은 과연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그 흔한 사랑의 궤적을 따라갈 것인가.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는 시놉시스를 통해 알려진 바대로 죽은 남편과 거의 완벽하게 닮은 남자의 출현 앞에서 갈등을 겪는 한 초로의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멜로드라마다. 물론 한 명의 배우(에드 해리스 분)이 1인 2역을 한 것이지만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 싶게 공교롭다. 그런데 이 영화를 읽는 법은 개개인마다 좀 달라야 할 것 같다. 대개의 사람들은 여자의 시선에서 스토리를 읽어갈 듯하지만 난 남자의 시선으로 영화를 내내 보았다. 어느날 불쑥 찾아온 여자, 이 생에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힘들었지만 그녀를 보면서 문득 사랑을 느낀 듯한 표정의 남자. 이 영화는 남자의 스토리라고 함이 옳다.





그 이유는 엔딩에서 드러나듯, 영화의 제목이 한 몫 거든다. 사랑의 얼굴이라는 이 영화의 제목에서 자꾸 얼굴(페이스)가 오락가락했다. 외모만 보고는 과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제 아무리 남편과 닮은 모습이라지만 다른 점이 없지 않을 것이고 그건 외모가 같다고 성격이나 습관마저 같음을 의미하지 않음을 반증한다. 즉, 그녀가 다시 찾은 사랑이라는 건 겉모습에만 빠진 허상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반대로 자신을 이미 죽은 남편의 이름으로 불러대는 여자 앞에서 자신이 할 만한 일은 별로 없었다. 기분 나쁘지만 그런 이유로 내칠 수도 없는 자신의 처지 때문이기도 했다.





영화의 대부분은 여자의 입과 눈을 통해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그런 그녀를 지긋이 바로 보는 건 결국 남자였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톰이 죽은 남편 가렛일 지도 모르겠다는 막장 드라마의 연출을 기대할 수도, 혹은 어찌되었든 새로운 인연을 만나 대충 잘 살게되었다는 식의 절충형 엔딩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달콤 쌉싸름하고 상투적인 결론을 선택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그들은 정말 서로를 사랑했던 걸까 의심이 들었다. 그저 그리움에 대한 환상이 만들어 놓은 껍데기 사랑이라는 느낌이 든다. 현실에선 그런 걸 사랑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지지고 볶으며 살기도 하지만 최소한의 진정성이 담보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딸이 새 아빠가 될 가능성이 큰 남자를 보며 화들짝 놀라는 장면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반응이었다. 누군가 곁에 있어주지 못할 때의 허전함은 종종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대신해주는 다른 누군가를 찾게 마련이지만 그게 신기루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 사랑이란 확실히 손에 잡히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나이가 들어도 참 멋진 아네트 베닝...






페이스 오브 러브 (2014)

The Face of Love 
8.9
감독
애리 포신
출연
아네트 베닝, 에드 해리스, 로빈 윌리엄스, 에이미 브렌먼, 제스 웨이슬러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92 분 | 201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