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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워즈 - [리뷰] 떼어버릴 수 없는 인연이 찾아오다

효준선생 2014. 4. 16. 07:30






  한 줄 소감 : 열악한 환경에서도 악착같이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의지, 대단하다
 





하필이면 왜 그때 태어나려고 했던 걸까 그게 그 아이의 운명이었다면 그 아이의 목숨 또한 하늘이 내려준 거라 할 수 있을 만큼 극적이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작년 개봉했던 비히클 19을 통해 이지적인 매력을 뽐낸 폴 워커의 유작인 영화 아워즈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썩 괜찮은 배우의 타계가 참으로 아쉽고 적지 않은 분량의 촬영이 진행 중이던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가 대기 중인 상황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 영화는 세상에 남긴 그의 쓸쓸한 회상 같은 분위기도 풍긴다.





2005년 8월 미국 뉴올리언즈를 강타한 카타리나의 영향으로 전전긍긍하며 대피를 서두르고 있을 때 한 남자는 만삭의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들어선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권에 든 그 곳 역시 안전한 곳이 못되고 들이치는 비바람과 함께 아내는 출산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 아기는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안에 들어가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한다. 태풍의 내습으로 병원 사람들은 모두 그곳을 떠나지만 인큐베이터를 옮길 수 없는 탓에 남자는 아기를 돌보며 그곳에 혼자 남는다.





이 영화 제목처럼 이 영화가 시간을 담보로 아기의 목숨과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 두 사람 모두 무사히 구출될 수 있을까 궁금해지는데,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가 바로 인큐베이터에 부착된 전원이다. 병원에 설치된 응급 전원장치마저 물에 잠겨 쓸 수 없고 간이 발전기를 가져다 부착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겨우 3분, 그러니 3분마다 한 번씩은 발전기를 가동시켜 줘야 한다는 설정이다. 근데 이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잠시라도 자리를 비울 수도 없게 하는 발목잡기로 남자가 구출을 시도하기 위해 나갔다가도 3분 안에 다시 돌아와야 할 때의 아슬아슬함이 연속된다. 게다가 낡은 발전기라는 이유로 한 번 충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어 마지막엔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만다.





이렇게 희망과 포기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의 심리는 과거 아내와 만남, 사랑, 그리고 임신 기간 동안 찍었던 아기의 초음파 사진등을 활용해서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반복되는 발전기 충전이다. 그 와중에 두세 차례 외부로부터의 위협도 있고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할 최악의 상황까지 몰리지만 아빠의 힘은 정말 대단한 것을 보여준다.





사실 아내가 출산 중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는 광분 상태로 아기의 안위는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어린 주먹만큼이나 작은 체구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딸아이의 모습에서 점차 아내의 모습을 연상하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잡는 모습이 인간의 내재적인 힘은 어디까지 일까 궁금할 정도였다.





이 영화는 폴 워커의 단독 샷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어두운 병원에 갇힌 채 이 영화를 찍으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매번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는 영화를 많이 찍었던 그가 이런 비교적 제한된 공간에서의 정적인 영화를 찍으며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미래도 예상을 할 수 있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고군분투하는 장면과 엔딩 장면에서 아버지로서의 뿌듯함을 모습을 보니 참 아까운 배우가 먼저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아워즈 (2014)

Hours 
8.6
감독
에릭 헤이서러
출연
폴 워커, 제네시스 로드리게즈, 닉 고메즈, 토니 벤틀리, 저드 롤맨드
정보
스릴러 | 미국 | 97 분 | 2014-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