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이 필요할때 - [리뷰] 행복해지려면 눈을 감고 느껴보세요

한 줄 소감 : 남들은 다 행복할 것 같고 자기만 불행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찾아온 행복과 불행

늘 행복하게만 살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만 늘 행복하다면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지도 모른다. 불행과 행복은 늘 함께 찾아오며 그 사이 사이 아무 일도 없는 걸 오히려 행복이라 느낄 때도 있다. 사랑을 하게 되면 행복할 것 같아 자신의 반쪽을 찾아 헤매지만 그렇게 어렵사리 만나고 보면 사랑을 의심하게 되거나 지치곤 한다. 그런 걸 인생살이라 위로받으며 죽는 날까지 뚜벅뚜벅 걸어간다.

영화 사랑이 필요할 때는 미국의 어느 가족을 크게 부담없이 들여다 본 드라마다. 이들 가족 구성원은 단출하다. 싱글남인 아빠와 갓 성인이 된 딸, 그리고 고모가 같이 살고 있다. 고모는 남자 친구가 있고 일하는 곳에서 여자 동료가 이 영화의 주요 출연진이다. 이렇게 얼마 없는 등장인물간의 미묘한 감정전이가 이 영화의 핵심 소재인데 재미있는 건 아빠와 고모의 요즘을 비교하며 행복은 무엇일까를 따져보고 있다.

치과의사인 아빠, 장사가 잘 안된다. 환자가 없다는 건 나쁜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생업으로 하는 병원이 안된다는 건 문제가 있다. 딸은 아빠 옆에서 보조로 일하고 있지만 결코 그녀가 원하는 것은 아니다. 독립도 생각해봤지만 혼자인 아빠 곁을 떠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테라피 맛사지사인 고모는 그래도 그럭저럭 찾는 손님이 많다. 먹고 살만해지면서 사람들은 웰빙 맛사지에 관심이 많아져서인 모양인 듯 싶었다.

이렇게 아빠와 고모의 어제가 고모 쪽으로 기울었다면 오늘 부터는 아빠의 완승이다. 우연히 봐준 어느 환자의 악관절 교정이 용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치과엔 생각지도 못한 환자들이 몰려들고 어느날 문득 자신의 손이 다른 사람의 피부에 닿는 게 너무 싫어지는 이상한 증후군에 걸린 고모는 더 이상 맛사지일을 하지 못하며 점점 황폐해진다.

이 부분에서 영화는 타인과의 관계가 개인에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비교적 극단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치과의사의 본업이 아닌 정형외과 치교 범주에 들어가는 악관절 교정을 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술적인 면모가 보이질 않는다. 그저 환자가 불편해 하는 부위를 만져주고 들여다 봐주는 것만으로도 환자는 만족한다. 일종의 위약 효과로 보인다.

또 매번 다른 사람의 피부를 만져오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그걸 두려워 한다는 자체가 타인과의 관계 단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약을 권유하는 장면과 피부에 손을 대지 않고도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는 레이키(靈氣의 일본어 발음)가 대체제로 등장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의 마음가짐이었다.

행복은 상대적인가 절대적인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늘 공기처럼 자기 곁에 머무는 것 정도로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누군가로부터 진정한 위로를 받고 싶지만 지금 자신이 힘들다고 터놓고 얘기할 자신이 없을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영화는 그 대안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거나 다급하게 해결책을 내놓지도 않았다. 맨 처음 가족들이 둘러 앉아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 것처럼 맨 마지막도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언제까지 악관절 시술을 해줄 수 있을지, 또 다 큰 딸 아이만 곁에 두는 걸로 자기만족만 하며 살 것인지, 그리고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부담스러워 갈팡질팡만 할 것인지. 인생은 언제든지 역전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지금 그 시점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자기가 사랑할 사람이,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이 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 이 영화의 주장으로선 최선인 셈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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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필요할때 (2014)

Touchy Feely 

6

감독

린 셀턴

출연

엘렌 페이지, 로즈마리 드윗, 조쉬 파이스, 스쿠트 맥네이어리, 엘리슨 제니

정보

드라마 | 미국 | 88 분 | 201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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