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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몬스터 - [리뷰] 통제되지 못한 이성의 충돌

효준선생 2014. 3. 17. 07:39






   한 줄 소감 : 서로 부딪치지 않고 살았어야 할 운명인것을 
 





영화 몬스터의 두 이야기 축인 남자와 여자에겐 공통점이 있다. 어려서부터 소위 결손가정에서 살았다는 점이다. 부모의 정이 부족했다고 어른이 되어서 비뚤어진 인성을 갖게 되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정에 매우 고파있지만 그걸 해소할 길도 없어 보인다. 얻어다 키운 남자아이에게 가정폭력은 세상 모든 일은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제 목숨도 부지할 수 없음을 절실하게 깨닫게 한다. 산 속 집안에서 도기를 굽고, 자신의 몸을 마치 학대라도 하듯 문신을 새겨두며 자신의 손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 자들의 육신을 녹여 오브제로 만든다. 그에게선 아주 평범한 사회성을 요구한다는 자체가 무리로 보였다.





아주 어릴 적 부모가 어르다 떨어뜨리는 바람에 머리가 좀 나빠졌다는 여자, 행동거지나 말본새는 좀 떨어지지만 생활력 하나는 무척 강하다. 공부 잘하는 여동생 하나 보고 사는 그녀에게는 웬만한 남자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깡이 있다. 그것마저도 없다면 그녀에게 삶이란 피학의 연속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 두 사람은 애시당초 만나서는 안될 운명처럼 보였다. 이 두 사람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만들기 위해 감독은 상당히 머리를 썼다. 남자의 삼촌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과 그녀의 동생, 그리고 노점 채소가게를 하며 역시 여동생과 살고 있는 여자. 이들이 우연을 가장해 만날 수 밖에 없었던 건 이들 모두가 순탄치 않은 삶을 사는 인생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끼어든 남자로 인해 나를 알아봤다는 이유로, 그리고 나를 쫒아와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그들의 추격전은 불을 뿜는다. 매개는 휴대폰에 남겨진 하나의 동영상 때문이다. 여공이 일인 시위를 벌어다 사장과 모종의 딜을 하는 장면은 가슴이 아팠다. 재화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은 행위, 그리고 그 사실을 은닉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사람을 등장시켜 가장 연약해 보이는 여자를 상대하게 만드는 구조가 마뜩치 않아서였다.





그래도 믿음이 가는 건 지능이 좀 떨어진다고 해서 행동마저 굼뜬 건 아니다. 새로운 인연을 받아들여 내 사람을 만들려는 시도로 그녀들은 뛰고 뛸 수 밖에 없었고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고 해도 분명히 승산은 있어 보였다. 왜냐하면 그게 정의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악행을 저지르지만 남자에게도 연민은 있다. 그를 괴물로 만든 건 성장의 환경이었고 믿을 수 없는 가족과 넓게는 사회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갖춰야 할 놀라운 무술 솜씨가 있었다. 희생자가 속출하지만 무턱대고 욕만 할 수 없는 존재.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사실 그를 두려워 할만 했다. 표면상으로는 가족이라 할 수 있는 엄마와 형의 대우가 그래보였다.





작은 족발집 오미정에서의 개싸움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공포, 그리고 먼저 보낸 동생만큼이나 지켜주고 싶은 새로운 동생 앞에서 물불을 가르지 않는 여자. 애초 인연이 아니었다면 좋았으련만, 무슨 악연이길래 이토록 험한 꼴을 보이는 건가.





이 두 괴물의 한바탕 난리는 그들 스스로가 아닌 우리 사회가 잉태해 놓은 기형적 모습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내버려 두지 못한 채,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전쟁터로 끌어들인 기성세대의 욕심 탓도 있다. 결론이 주는 안온함 보다는 피 비린내가 물씬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통제되지 못한 인성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게 되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몬스터 (2014)

Monster 
6.2
감독
황인호
출연
이민기, 김고은, 김뢰하, 안서현, 김부선
정보
스릴러 | 한국 | 113 분 | 201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