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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원의 왕 도제 - [리뷰] 티벳의 강골, 짱아오 멋지네

효준선생 2014. 3. 18. 11:30






  한 줄 소감 : 일본 만화인줄로 알았는데 티벳을 소재로 했네
 






지금은 엄연히 중국 영토 안에 있지만 티벳은 한족의 중원 땅과는 확연히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영물이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신의 영역, 그 안에서 티벳 사람들은 신을 모시고 자연을 숭배하며 크게 욕심 부리지 않으며 신정일체의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한족들의 대거 유입으로 서구 문물이 쏟아져 들어왔고 이를테면 좀 더 편한 이기(利器)들로 여타 다른 곳과의 차별성을 찾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도심이 아닌 시골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그들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이 여전하고 마치 신화 전설에서나 나올 법한 풍광이 티벳을 지켜온 사람들과 어울린다. 





영화 초원의 왕 도제는 일본의 기술과 자본을 끌여 들어 만든 중국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래서인지 배경은 틀림없이 티벳의 어느 시골마을인데 전체적인 그림톤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그것과 흡사한 면이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영화의 나레이션을 맡은 중년의 텐진이라는 티벳족인데 그가 의사였던 아버지와의 갈등엔 한족 어머니와의 불화가 섞여 있다. 의료봉사를 천직으로 알고 이곳에서 정착하고픈 아빠와 거기서는 도저히 살 수 없어 어린 텐진을 데리고 한족마을로 돌아간 엄마. 엄마가 죽고나서야 아직 어린 텐진은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티벳에서만 사는 짱아오라는 개는 의리의 돌쇠 스타일로 주인을 삼으면 절대 바꾸지 않는 충성심을 특징으로 한다. 텐진과 짱아오의 관계는 주종관계가 아닌 親友관계처럼 보이며 서로가 몇 차례씩 서로의 위기를 모면시켜 주며 관계를 돈독하게 했다.





이들의 이야기외에 아버지는 왜 힘든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나름 순박한 삶을 살고 있는 티벳 사람들도 생계형 도적질을 하고 사는 자신들만의 당위성, 이런 것들이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건 정체 불명의 괴물이라는 설정인데, 아무리 봐도 어떤 동물인지 알 수 없어 보였다.





괴물은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이야기 되고 거기에 살이 붙어 걷잡을 수 없이 두려운 존재로 우리들 곁을 맴돌게 마련인데 이 영화 속에서 인간과 짱아오를 위협하는 그 괴물은 실체가 아닌 티벳 사람들의 경외의 대상이 시각화 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거기에 맞서 인간을 대신한 짱아오의 용맹과 헌신, 그걸 보면서 아이였던 어린 텐진이 어른이 되어가는데 필요한 용기를 얻는 다는 교훈 같은 것 말이다.





짱아오는 금액으로 치면 수십억의 가치를 한다고 전해진다. 용모부터 웬만한 맹수에 버금간다. 하지만 돈의 가치보다 인간과 더불어 살기 원하는 모습, 그리고 정의 앞에선 목숨조차 초개처럼 내버릴 줄 아는 멋진 모습에 감탄이 다 나온다. 지금은 비록 큰 나라의 부속품처럼 전락하고 말았지만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문화와 정서를 공부삼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를 들면 티벳 의학이나 쑤요우차 같은 것 말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황량한 초원에서 살아남으려면 강인한 인내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했다. 





초원의 왕 도제 (2014)

The Tibetan Dog 
10
감독
코지마 마사유키
출연
하마다 타츠오미, 카케이 토시오, 히라 미키지로, 야마가타 카오리, 와카모토 노리오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 일본, 중국 | 90 분 | 201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