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 - [리뷰] 헤어진 뒤에서야, 그건 사랑이었네

효준선생 2014. 3. 18. 07:09






  한 줄 소감 :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라도 이런 일이 있을까?
 





룻밤 인연만은 아닐 것으로 여겼다. 비록 첫 만남은 남자 화장실이라는 좀 어색한 곳이었지만 그런 묘한 인연은 곧 연인으로 발전되고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될 줄 알았던 커플, 하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잘 안 맞는 서로임을 알게 되고 결정적 사고가 터지는 날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다.





수많은 만남들을 겪으며 살고 있다. 남자와 여자. 이성으로 끌리면 하룻밤에도 정분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지만 이 화성과 금성에 온 남녀 사이엔 도무지 이해할 수도, 웃고 넘길 수도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물론 한 번 헤어지고 나면 그 뿐이었을 테지만 하필이면 장거리 비행기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아 가야 하다니 그 6시간은 그들에겐 꽃 방석일까 바늘방석일까





영화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는 일단 한 번 헤어진 연인들이 뉴욕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조우하며 그동안 둘 사이에 있었던 일들과 서로가 오해하고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펼쳐놓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회상이라는 방식인지라 비교적 자유롭게 서사를 엮어 놓을 수도 있고 앞뒤 맥락을 이어 붙일 필요도 없었다. 불쑥 그때 이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내 마음은 이랬다고 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알콩달콩한 이야기들도 있고 씁쓸한 이야기도 있다.





사랑 이야기는 다들 엇비슷하다. 특히 헤어진 뒤 들어야 하는 타인의 파경 소식은 길게 듣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런데 이 영화의 남녀의 이야기에 자꾸 매몰되는 건 어느 정도 엔딩이 정해진 수순으로 가기 때문이다. 그건 비행기 안에서 그들 주변에 앉은 사람들의 추임새 때문이다.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상대가 아닌 그들에게 들려주는 과거사가 공감을 얻게 되고 두둔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용기를 얻는 쪽은 남자 쪽이었다.





파리의 대표적인 바람둥이 스타일의 남자 앙트완. 매번 잠자리 파트너를 갈아 치우고도 모자라 심지어 지금 누구와 사귀는 지 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그가 줄리라는 여자를 만나 잘해보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 심지어 파리 에펠탑에 올라가 프로포즈 비스무리한 것을 할때는 저 사람도 드디어 정신을 차렸나 보다 싶겠지만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일까 의심을 들게 한다. 그리고 그 의심의 눈초리 정점엔 여자 줄 리가 있다.





여자들은 육감으로 남자의 바람기를 알아맞춘다 하지만 줄리의 질투는 상상을 초월하며 앙트완을 옥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과연 이들은 인연일까 하는 생각이 들고 결정적으로 동경에 공부하러 가겠다는 줄리에게 엄청난 장난을 치면서 둘은 헤어지고 만다. 물론 오해가 끼어든 상황을 당시엔 알지 못했지만.





잘 만나다 헤어지면 그 다음날이 정말 견디기 힘들다. 늘 함께 했던 하루가 두 배로 길어진 것 같고, 자기는 이렇게 힘든데 상대는 낄낄 거리며 즐거워 하는 건 아닐까 궁금도 하고, 다시 만나자고 연락이라고 하고 싶지만 자존심때문에, 아직 더 풀린 화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 아마 실연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잘 나가는 세무사의 아내가 될 줄리가 변변찮은 직업도 없는 앙트완에게 다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제로라면 지나간 이들의 사랑 추억을 되새김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정말 미워서 헤어진 것이 아니라면 비록 감독이 주선한 자리겠지만 다시 시작할 작은 계기가 될 것 같다. 비행기를 탈 때 마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이성을 잘 쳐다보라 옛날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낸 채 떠나버린 그 혹은 그녀가 아니었는지를. 인연이라면 언제든지 다시 만날 것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사랑이 현실 앞에 던져지면 그제서야 깨닫겠지.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 (2014)

Love Is in the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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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알렉상드르 카스타그네티
출연
루디빈 사니에, 니콜라스 베도스, 조나단 코헨, 아르노 뒤크레, 브리지트 카틸롱
정보
로맨스/멜로 | 프랑스 | 96 분 | 201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