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사다코2 - [리뷰] 귀태의 윤회를 끊을 수 있을까

효준선생 2014. 3. 13. 07:30






  한 줄 소감 : 공포영화가 더 이상 무섭지 않은 건 현실때문이다. 
 





모성을 통해, 핏줄을 통해 자신을 쏙 빼닮은 아이를 얻게 될 때의 기쁨은 여성으로서는 최고의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 아무도 알 수 없는 저주의 능력이 있고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간다는 사실에 질겁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본 공포 영화 사다코2는 90년대 후반 엄청난 반응을 불러 일으켰던 링의 후속작 중의 하나다. 특히 시대상을 반영하듯 텔레비전을 통해 튀어 나온 산발한 귀신과의 만남은 그 어떤 공포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크리처였기에 많이 회자되었다.


사다코 1편의 리뷰 -> http://blog.daum.net/beijingslowwalk/16154100





하지만 이번 영화는 그런 비주얼적인 깜짝 놀래킴보다 자식에 대한, 혹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공포라는 매개를 통해 곱씹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늘 봐왔기에 그 소중함을 몰랐던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우리도 그러하지만 일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의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영화엔 유난히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연이은 죽음이 다뤄지는 데, 그 한 가운데에 핏줄이라는 단단한 연결고리가 들어가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자신이 죽지 않으려면 저주의 귀태라 불리는 4살 짜리 어린 아이를 죽여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그녀는 어린 시절 자신의 엄마의 자살 현장을 목도한 뒤 심한 자책감이 떠올라 손을 멈출 수 밖에 없다. 그 상황에서 어린 여자아이 나기는 왜 다들 자기를 무서워 하냐며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다. 도대체 나기라고 불리는 그 아이는 이 영화의 제목으로 나오는 사다코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그리고 그토록 사람들을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그 작디 작은 여자아이의 몸을 통해 살인의 저주를 퍼부어야 하는 모습이 슬펐다. 





이 영화가 공포스러웠던 건 일부러 놀래키기 위한 미술적 장치들이 아니었다. 다양한 공포영화를 통해 이미 접한 상황인지라 그 직후 어떤 정황이 일어날 것이라는 걸 예측하고 보기에 무섭다기 보다 이번에도 내 추측이 맞았네 하는 정도로 안도를 하게 된다. 그 대신, 아무리 죽여도 사라지지 않은 채 또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악행을 저지르고 원귀처럼 살아있는 사람들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그들의 존재가 무척 현실적이라 그런 점이 무서웠다.





우물에 빠트려 죽이거나 심지어 불에 태어버린다 해도, 결국은 다시 살아나는 태어나서는 안 될 존재라는 의미의 귀태라니, 그리고 그게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무서웠던 것이다. 아이가 다음에 죽을 사람을 아트 스크래치로 그림을 그려놓는데 검은 바탕에 날카로운 끌로 벅벅 긁어 놓는 그 대상이 서서히 드러나는 순간도 섬뜩했다. 누구라도 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루에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에게 분노하고 잘 안되기를 바라고 심지어 이 세상에서 사라져주길 간절히 바라기도 한다. 인간의 이런 심리가 도리어 서로가 살생을 서슴지 않는 커다란 괴물을 만드는 건 아닐까 싶었다. 1편에서의 어수선한 상황설정 때문에 같은 이름을 한 이 영화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기 시작했지만 군더더기를 없애고 어린 여자아이 나기로부터 시작된 죽음의 퍼레이드, 그리고 고모뻘 여자의 과거사와 자책감이 얽히며 전개되는 공포감이 적지 않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마치 여성을 몸을 통해 구원의 길로 나가는 것 같다. 





사다코2 (2014)

Sadako 3D 2 
6.5
감독
하나부사 츠토무
출연
타키모토 미오리, 세토 코지, 히라사와 코코로, 오오사와 이츠미, 야마모토 유스케
정보
공포 | 일본 | 96 분 | 201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