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엔들리스 러브 - [리뷰] 사랑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효준선생 2014. 3. 10. 07:30






  한 줄 소감 : 현실성 없는 상투적 사랑이야기에 빠져드는 건 사랑에 대한 기대심리때문일듯
 





아이 같았던 딸이 어느새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된다 하니 아버지로선 만감이 교차할 법하다. 그런데 아직도 보호가 필요한 딸아이가 좋아하는 남자가 생긴 것 같다며 얼굴을 붉히자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낸다. 딸바보 아버지로서의 당연한 반응일까 영화 엔들리스 러브의 내용은 아직 이렇게 자식의 사랑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돼”라는 어느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다소 올드한 느낌의  미국 영화다. 그도 그럴 것이 1981년 당대 최고의 책받침 미녀 브룩쉴즈가 나왔던 영화(끝없는 사랑)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서 그럴 것이다. 





포스터와 제목만 보면 마치 사랑에 죽고 못살 것 같은 한 커플의 진한 러브스토리처럼 보이지만 막상 내용을 보니 집착에 가까운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이 주요한 테마였다. 심지어 “엔들리스” 라는 단어에 부녀의 사랑을 대입시켜 보게 만들 정도였다. 물론 아버지의 처지도 좀 안되긴 했다. 일찍 부모 곁을 떠난 큰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겹쳐 그게 현실에선 남은 딸 자식에 대한 애정으로 심화된 것도 이해는 되지만 대학 입학과 동시에 거의 독립적 생활을 하는 미국의 청춘들의 입장을 보면 다소 지나친 면도 없지 않다.





더불어 이 영화엔 근래 보기 드문 집안의 기울어짐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결혼은 제 아무리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보잘것 없는 카센터 수리공의 아들과 번듯한 의사집 딸의 결혼은 못마땅 한 것이며 고교 동창이지만 하나는 의대 진학을 앞두고 있고 하나는 아버지의 카센터 직원으로 남을 것이라는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도 이들이 사귀면 안된다는 장애물을 쳐놓은 것이다.





당사자만 사랑하면 갓 성인이 된 그들이라고 사랑하고 결혼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 같은 그 나라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두 집안의 속사정, 예를 들어 부부 세대의 갈등이 아픈 상처로 남아 있는 공통점도 있고, 심지어 얕은 수준의 불륜도 감지되는 걸 보니 사랑이란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아직은 어린 그들에게 힌트를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외모로 보면 이미 스물 중반은 되어 보이지만 극중에서는 아직은 어린 대학 신입생들, 늘 그렇듯 가볍게 사랑을 나누고 함께하는 쾌락을 만끽하다 보니 첫사랑을 놓치기 싫은 마음도 이해는 간다. 거기에 기를 쓰고 만류하는 아버지에 맞서는 바람에 오히려 정이 더 돈독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 말라는 짓은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들의 사랑이 철부지 불장난처럼 보이지 않게 수위를 잘 조절했으며 아버지의 이해를 얻어내는 장면에서의 당위성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 남자의 내러티브로 시작해 여자의 내러티브로 끝나는 사랑에 대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정의는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고 말하기는 다소 벅차지만 그래도 첫사랑의 이미지가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은 들게 한다. 하도 흔하게 사랑한다고 했다가 헤어지길 쉽게 하는 요즘 세대들이다 보니, 좀 올드한 기분이 드는 이 영화가 오히려 상큼하게 느껴진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그동안 비스틀리, 아이엠 넘버 포 등 SF액션영화에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알렉스 페티퍼는 사랑을 지키려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엔들리스 러브 (2014)

Endless Love 
9.7
감독
샤나 페스트
출연
알렉스 페티퍼, 가브리엘라 와일드, 브루스 그린우드, 조엘리 리차드슨, 라이스 웨이크필드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04 분 | 201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