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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 [리뷰] 살고 싶은데 다른 이유가 없다

효준선생 2014. 3. 4. 07:02





   한 줄 소감 :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까?
 





   86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남우 주연상(매튜 매커니히)와 

남우 조연상(자레드 레토)을거머쥐었다. 당연한 결과다. 그들의 수상을 축하한다. 





으로 살날이 딱 30일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그럼 무슨 생각이 들까 처음엔 내가 왜 죽어야 하나 억울한 마음도 들고, 나중엔 오진은 아닐까 의심도 품게 된다. 그러다 이내 체념을 해보지만 나오는 건 눈물이다. 한번도 죽는다는 걸 고민해 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방탕한 생활을 일삼았던 미국 달라스의 전기기술자인 론은 동료를 구하려다 당한 감전사고로 병원에 실려가고 그곳에서 청천벽력같은 시한부 인생이라는 선고를 받는다. 그의 반응은 다른 환자들과 크게 다를 것 없지만 그가 그 이후에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주요한 줄거리가 된다.





인류 최악의 天刑이라고 하는 에이즈, 1980년 대 미국의 유명인사들이 신종 질병에 걸려 손 쓸 틈도 없이 죽어가는 사실에 많은 미국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에이즈에 대한 엄청난 선입견이 존재했을 무렵이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85년부터 1992년까지 7년 동안 어느 에이즈 환자가 보여준 기상천외한 행동들의 이면에는 세상 누구도 죽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당연한 이치를 보여주는 한 편, 국가기관인 FDA가 병원과 결탁해 죽음 앞에서도 결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놓지 않으려는 행태를 더불어 보여주고 있다.





론은 병원을 나서면서 당시로서는 임상실험일 뿐인 시약을 구해 투약한다. 약이 떨어지자 멕시코로 달려간 그는 시약보다 좀더 안전하고 독성이 약한 다른 물질이 있음을 알고는 대량으로 미국으로 들여온다. 그는 작은 사무실을 차려놓고는 에이즈 환자들을 대상으로 회원제로 그들을 모으고 자신이 갖고 있던 물질을 나눠주기 시작한다. 입소문을 탄 뒤 그의 클럽은 정규 병원 치료가 아닌 이른바 ‘야메’치료소가 되었으며 그들을 찾아온 건 환자들뿐이 아닌 경찰, 병원, 제약회사 관계자들도 있었다. 그들의 방문 목적은 위대한 미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비준하지 않은 약을 함부로 유통시켰다는 것으로 자의적으로 몰수해가기에 이른다.





론이 주장하는 것은 이 점이다. 비록 허가는 아직 못 받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불법은 아니지 않느냐. 심지어 마약도 비교적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판국에 죽어가는 사람이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달라고 해서 나눠준 것이 무엇이 잘못된 것이냐는 것이지만 그런 말을 수긍할 그들은 아니었다. 다른 건 없어보였다. 밥그릇 빼앗기 싸움일뿐.





희한한 것은 그 약물들이 분명 꺼질 것이라는 생명을 연장시켜주고 있다는 점이다. 최초 의사의 진단이라면 론은 그 시점에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어야 하지만 비쩍 말라간다는 것 빼고는 여느 사업가의 모습과도 달라 보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 론이라는 캐릭터는  실존인물이며 7년이나 더 살았다고 전한다.





그는 돈을 벌 목적도 아니고 천년만년 살 생각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저 죽지 않는 목숨과 자신과 같은 처지의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이라고 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제 아무리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하루를 더 살아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게 궁금하기 때문에서라도.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매튜 매커너히는 메소드 연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워낙 광기어린 연기를 잘하는 배우지만 이번 영화를 위해 상당한 체중 감량을 한 것으로 보이고 뒤로 갈수록 점점 말라가는 그의 모습이 안쓰럽기 까지 했다. 이 영화엔 무수한 동성애자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또 에이즈가 그들 때문에 창궐된 것처럼 몰고 가는 당시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하지만 중요한 건 살 수 있다는 희망, 그 존재여부였다. 여장 남자로 살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힘겨워 하던 자레드 레토의 연기력도 출중하다. 죽고 싶지 않다며 애를 쓰던 그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론은 보무도 당당하게 자신의 고객을 뚫고 지나간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2014)

Dallas Buyers Club 
9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매튜 매커너히, 제니퍼 가너, 자레드 레토, 달라스 로버츠, 스티브 잔
정보
드라마 | 미국 | 117 분 | 201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