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미스터 컴퍼니 - [리뷰] 창업을 꿈꾸는 청춘에게 보내는 리얼보고서

효준선생 2014. 2. 28. 07:30





  한 줄 소감 : 그래도 그들이 참 부럽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기업에 다녀본 사람은 늘 갈증을 달고 산다.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온더 잡 트레이닝을 거쳐 자신의 업무에 익숙해지면 거래처와도 눈이 틔고 조금만 더 지르면 뭔가 될 것 같은 자신감. 하지만 회사는 큰 틀을 보고 진행되기 때문에 개개인적 욕구를 채운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다 보면 지금의 자리, 봉급 수준, 복지혜택 그리고 회사 간판이상으로 미래에 대한 자신의 입지 때문에 수도 없이 갈등을 하게 된다. 대다수의 월급쟁이들은 가슴팍에 사표를 넣고 다닌다지만 월급날이 되면 한숨과 함께 다시 한달을 유예하게 되는데 간혹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으로 달려나가는 경우도 있다. 자기 회사를 꾸리고 사장 소리를 듣고 싶은 허영보다 내 일을 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영화 미스터 컴퍼니는 대학 졸업을 하면 바로 취업을 하던 꿈같은 시절을 경험하지 못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겐 창업의 어려움을 마치 돌직구처럼 날려보낸 다큐멘터리다. 창업을 아이템으로 한 영화치고는 그 결말이 시쳇말로 웃픈 케이스인데, 작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매진해온 이들이 얼마나 신산한 삶을 살고 있는지 가감없이 보여주었다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에 카메라를 들이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딘지 움츠러들거나 말조심을 하거나 아니면 촬영을 제지할 법도 하건만 후반부에 폭발하듯 발생한 직원들 간의 갈등은 그야말로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고 말았고 그게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졌다.





잘 나가던 샐러리맨이었던 이들이 의기투합한 데에는 나름의 소명의식과 자신감이 있었을 것 같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의류와 잡화를 만들어 B2B(제조업체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상대로 하는 영업방식)로 끌어가자는 생각은 아이디어만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은 녹록하지 않았다. 친환경 제품이라는 스토리는 좋았지만 그걸 수용할 회사의 입장에선 다각도의 구매요건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마케팅이나 영업전략이 다소 아마추어 같았다.





회사의 재정은 현실이다. 직원들이 다음달 월급이 나올까를 걱정하는 수준에서 리더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비춘다면 그 어떤 직원도 불안해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난파선에서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건 가장 체구가 작은 동물이라는 말도 있다. 의외였다. 늘 성공하는 기업의 포장된 모습만 봐왔고 이 영화도 그런 범주에 들것이라는 정해진 기대감을 안고 봤는데 작은 염려가 큰 현실이 된 셈이다.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확인하는 과정은 정말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이럴려고 월급쟁이를 포기하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을텐데, 이들의 난감한 상황은 흥미롭지만 안타까웠다. 과연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 생각했던 성공적인 벤처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회사를 차리기는 쉽지만 운영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래도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수많은 청춘들에게 이 영화는 시사하는 바가 정말 크다. 세상 모든 사람이 제 마음 같지 않다는 것과 한 가지만 잘하면 인정해줄거라고 믿는 단순성, 그리고 현실적으로 안정적 운영수준이 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 사정등은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겐 보약이 될 것 같다.





엔딩에 떠오르는 이 회사의 오늘,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결과물에 웃음이 나왔다. 그들이 하나가 된 데엔 분명 어려움을 함께 했기에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 통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스릴러 이상의 현실적인 문제의식이 돋보이는 리얼다큐 프로그램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미스터 컴퍼니 (2014)

Anxiety 
9
감독
민환기
출연
김진화, 김방호, 연승훈, 황정진, 이미정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85 분 | 201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