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논스톱 - [리뷰] 거기 있는 모두를 의심케 하다

효준선생 2014. 3. 2. 07:30






    한 줄 소감 : "누가 범인일까" 와 "왜 이런 짓을" 에 한없이 골몰하다
 





내에도 항공수사관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미국 발(發) 비행기에는 확실하게 있을 것 같은 게 여러 영화들에서 그들의 활약을 목도한 바 있기 때문이다. 유난히 테러에 민감한 미국으로선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지만 한 대의 비행기에 한 사람도 아닌 두 사람이나 잠입탑승을 한다는 사실이 다소 놀랍긴 하다.





영화 논스톱은 미국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6시간 여정의 비행기 안에서 노출되어선 안 되는 항공수사관을 상대로 승객들을 인질로 삼아가며 자신들의 소기의 목적을 이루려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항공 스릴러물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빌 역할의 배우 리암 니슨은 지금껏 선(善)의 인물로 그려져 왔기에 이번 영화에서도 테러범을 무사히 소탕할 것이라는 당연한 기대감을 안고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딘지 좀 불편해 보였다.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굿바이 키스를 나누는 연인을 보는 모습도, 옆에서 말을 거는데도 주의해서 듣지 못하는 것도, 결정적으로 비행기 이륙시 상당히 불안해하는 장면도 그렇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수사관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냉철하고 강인한 규범적인 인간형과는 거리에 있어 보였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의심이라는 화두가 깔려 있다. 내가 아닌 타인은 모두가 의심을 받아 마땅하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포인트인 “누가 과연 범인이냐”로 귀결되는데 포인트가 된다. 다들 어딘가 의심받을 짓을 하거나 우리의 선입견 속에 용의자로 자리한다. 특히 아랍인 의사에 대한 견제와 흑인에 대한 불편한 기색은 역력하다. 그렇게 비행기 안의 150명이 모두 범인 같고 그들 중 한 명을 범인으로 추정해 보지만 섣불리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리고 던져진 일종의 미션들. 거액의 금액을 송금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20분마다 한 명씩 죽이겠다는 것.





전제가 깔릴수록 과연 송금을 할 것인가 그리고 과연 20분에 한 명씩 죽어나갈 것인가 그리고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하는걸까 라는 초미의 관심사로 인해 이 영화의 전반부는 흘러간다. 하지만 더 궁금했던 건 누가 범인이건 간에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다. 나중에 복수의 범인이 제 모습을 노출시키지만 그들이 내놓은 범행 동기는 그때까지 궁금증을 잔뜩 안은 채 기다린 관객을 충분히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범인으로 몰리는 수사관의 애매한 행보와 연이어 죽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욱 긴장시켰다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가냘픈 여성들에게 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던져야 했던 영악한 상황과 이 영화에서도 여전히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리암 니슨의 자아비판이 애잔하게 보인다.





한동안 범인 찾기에 몰두하고 던져진 미션을 풀다보면 이곳이 하늘 위를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만다. 좁은 공간 안에서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는 것을 포기한 채 심리전을 전개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어쩌면 연출자도 이를 만회할 한 방을 절실하게 느꼈을 것 같은 장면이 어느덧 공중 폭발도 가능한 시한폭탄으로 연결되고 만다.





앞 부분에서의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하여 지나칠 정도로 몰입했다면 후반부 범인은 이런 짓을 왜? 그리고 어떻게 저질렀는가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설득은 떨어지는 편이다. 잘짜인 고도의 심리극이 뒤로 갈수록 일반적인 재난 액션물로 두루뭉술하게 흘러가고 만 건 다소 아쉽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논스톱 (2014)

Non-Stop 
8.8
감독
자움 콜렛-세라
출연
리암 니슨, 줄리안 무어, 미쉘 도커리, 앤슨 마운트, 스쿠트 맥네이어리
정보
액션 | 미국 | 106 분 | 201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