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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메리칸 허슬 - [리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효준선생 2014. 2. 26. 08:00






   한 줄 소감 : 등쳐먹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자들을 업신여기지 말라
 





영화 아메리칸 허슬은 사기술의 대하드라마 같았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된다고 처음부터 크게 한탕 할 생각은 없었던 커플이 운 나쁘게 FBI에게 죄를 사면 받고자 무리에 끼어들어 무려 4명의 범죄자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설정은 이 영화가 중간에 끊임없이 관객들의 사고의 영역에 휴지기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고 봤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고 그들을 등쳐먹는 과정은 잠시라도 한눈을 팔게 되면 저 사람은 또 누군가 라는 의문과 함께 줄거리를 놓치기 십상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남자, 제법 스마트한 여자와 한 팀이 되어 소소한 사기대출과 짝퉁 그림을 파는 일로 재미를 본다. 그러던 중 FBI수사관이라는 남자에게 들통이 나면서 감옥행을 예약했지만 수사관은 그들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4명의 거물만 잡아들이는데 협조를 하면 사면해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이렇게 3인조가 된 그들은 어느 지방도시의 시장을 포섭하고 그를 중간다리 삼아 마피아들과 접촉하는 데 성공한다. 이렇게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소개하고 그러다 보니 나중에 제법 여러명이 마치 예전부터 한 팀으로 움직였던 것처럼 조직화된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면 파열음도 나게 마련이고 결정적으로 남자의 아내가 이들의 작전에 초를 치는 역할로 등장한다. 그녀는 이른바 생활력도 강하고 한국식으로 치면 왈순아지매 격이다. 남편이 사기꾼인지도 모른 채 나설 때와 안 나설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설레발을 치는 바람에 난감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묘한 매력으로 새로 만나는 사람마다 그녀를 좋아하니 이른바 활력 메이커인 셈이다.  



   


이 영화의 흐름 상 과연 4명의 거물급 범죄자를 잡아들일 수 있느냐와 최종 목표인 마피아의 두목과 이들과 연루된 정치인들까지 과연 뜻대로 될까 싶은데, 예상치 못한 반전 포인트로 인해 이들의 작전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조직을 규합하고 새로운 인재를 포함시킬 때는 분명히 용인술이 필요하다. 옛말에 의심스러운 자는 절대 쓰지 않으며 한 번 쓴 사람은 절대 의심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공염불이고 이런 동양적 사고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틀어진다.





내 사람, 내 편이라고 믿었지만 나중에 딴 소리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카운터펀치를 날렸다며 기뻐하지만 여전히 녹다운되지 않은 채 오히려 뒤통수를 치는 경우도 있다보니 도대체 누굴 믿어야 할지 인간사가 다 그렇고 그런가 싶기도 하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가 싶다.





장시간 동안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은 이 영화의 매력중의 하나다. 여러 등장인물 사이에서 결코 혼자서만 유난히 튀지 않도록 조율하고 대사와 동작들이 유연할 정도로 잘 짜여진 틀 안에서 작동한다. 물론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78년에 유행했던 올디스 밧 구디즈의 팝 넘버들이 아쉽지 않게 흘러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드 니로가 아랍어를 구사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장면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고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아메리칸 허슬 (2014)

American Hustle 
8.1
감독
데이비드 O. 러셀
출연
크리스찬 베일, 에이미 아담스,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로렌스, 제레미 레너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138 분 | 201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