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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 - [리뷰]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효준선생 2014. 2. 12. 07:20






   한 줄 소감 : 살고 나서 이런게 사랑은 아닌데 하는 후회가 안쓰럽다
 






눈에 반해 연애하고 결혼했지만 그 생활이 3년도 채 되지 않아 헤어진 남자에게 사랑은 언제나 영원한 것임을 이해시키려는 건 무척이나 어려워 보인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세상에 어떤 것도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새집에서 살다 보면 어느 샌가 이곳저곳이 헐고 고쳐야 할 곳이 생기고 작은 수첩도 일년 넘게 쓰다 보면 손때가 묻어 반질거린다. 물건도 이럴진대 인간관계란 말할 것도 없다. 제 아무리 사랑한다며 죽고 못살 것 같아 한 집 살림을 하지만 이내 찾아오는 권태, 사람들은 사랑이 저물고 난 자리에 분명 정이란 게 찾아와 그 자리를 대신한다고 하지만 프랑스의 낭만파 청년에게 그런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영화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의 남자 주인공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이 영화의 오프닝은 한 남녀가 벼락같은 사랑을 하고 또 벼락같이 헤어지는 과정을 마치 빨리 돌려감기로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행복해 보이는 초반과 달리 이혼을 결정하는 판사 앞에선 두 사람에게 남남이 되는 시간은 채 1분도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타인이 되어 버린 두 사람. 영화는 이내 혼자가 된 남자에게 초점을 맞춘다.





이 남자에겐 재주가 하나 있다. 작가인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글 솜씨, 나름대로 끄적거리지만 언제 히트작을 내놓을지 알수 없다. 그의 관심은 먼 친척 형의 동거녀에게 있다. 이미 남의 여자인 그녀에게 느낌이 온 그. 그래서는 안된다는 윤리도덕적 의식보다 자기의 마음이 마구 요동치는 걸 잠재울 수 없음에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기로 한다. 그리고 또다시 불붙은 연애감정들. 그리고 이어지는 성인들의 유희. 이럴수도 있을까 싶은 준 불륜의 현장이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유부녀라 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대충 눈감아야 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다시 일을 하는 장면으로 돌아와 연애말고 먹고 사는 방법이란 그에겐 책을 내는 건데, 그가 쓴 원고들에 출판사 대다수가 퇴짜를 놓았지만 딱 한군데에서 관심을 보인다. 그렇게 세상에 빛을 본 책의 내용이 바로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분노의 감정이 다분히 들어간 그 책 때문에 막 다시 시작한 지금 사랑을 놓치게 된 남자. 그 때부터는 코미디로 들어간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 알아도 딱 한 사람만은 알지 못하게 해야 하는 신세, 이래서 세상에 비밀은 없는 모양이다.





책을 쓰는 게 제 아무리 일이라 해도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는 제목은 분명 지금 살고 있는 파트너에겐 의심의 여지가 없을 수 없다. 두 남녀의 만남이 비교적 쉽게 이루어진 것처럼 이별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서 떠나온 것 그냥 다른 사람에게로 돌아가면 그 뿐이다. 하지만 사랑을 놓치고 만 한 사람에겐 통증일 뿐이다.





사람 사이에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지만 사랑할때는 그런 걸 생각지 않는다. 막상 헤어지고 나면 그제서야 아픈 마음을 달랜다고 철 없는 짓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사랑에 초를 친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아쉬움. 시간이 약이 될 수 있을까 영화 말미에 이런 저런 사람들이 나와 사랑은 과연 유효기간이 있는지에 언급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살면서 과연 저 사람과는 얼마동안 사랑이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만큼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냥 헤어지는 것이 맞는 걸까에 대하여 각자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프랑스 영화답게 사랑에 대한 다소 노골적인 표현들이 나온다. 하지만 개개인의 사랑을 하나로 재단할 수 없는 것처럼 사랑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뭐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가벼워 보이지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라는 우리들을 울고 웃겼던 그동안의 사랑논단이 예방주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저나 사랑이 지나고 난 뒤 정으로 살면 안되는 걸까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 (2014)

Love Lasts Three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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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프레데릭 베그베데
출연
개스파드 프로스트, 루이즈 보르고앙, 조이 스타, 조나단 랑베르, 니콜라스 베도스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프랑스 | 97 분 | 201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