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약전쟁 - [리뷰] 공권력 앞에선 빠져나갈 구멍없다

효준선생 2014. 2. 11. 13:16





    한 줄 소감 : 마약 사범의 최후가 어떤지를 계도적으로 보여주다
 






중국은 마약에 관한한 국가적 히스테리가 있다. 청나라 말엽, 영국과의 아편전쟁으로 인해 영토의 일부분을 떼어주고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야 했고 동아시아의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던 쓰린 기억이 아직도 있기 때문이다. 홍콩이 100년 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의 출발이 바로 이 마약과 관련된 것이고 마약에 취한 사람들을 국민으로 데리고는 제대로 된 통치를 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지금 중국의 위정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마초라고 했던 아편말고 신종 마약의 유입에 대해 중국이 기를 쓰고 막는 이유도 이런 역사적, 정치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마약 전쟁은 홍콩인들의 대륙으로의 마약이송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과 이를 일망타진하는 중국 경찰의 활약상을 다룬 범죄 영화다. 홍콩 범죄영화들을 위주로 최근 몇 년 사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영화들을 만들어 온 연출자 두기봉 감독은 자칫하면 중국 정부당국의 계도성 영화가 될 법도 한 소재의 이 영화를 한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가며 블랙 코미디스럽게 만들어냈다.





티엔밍이라는 인물은 홍콩인이면서도 천진 근처 공장에서 필로폰을 제조해 공급하는 인물이다. 공장내 사고로 그 자신도 교통사고를 냈고 그와 거래하는 조직들도 궤멸될 상황에 이른다. 치료차 입원중인 병원에서 탈출하지만 이내 잡히고 그는 경찰과 모종의 거래를 함으로써 자신의 형량을 낮춰받으려 한다.





이 영화는 바로 티엔밍이라는 인물의 오락가락한 캐릭터에 좌지우지되고 있다. 고천락이라는 배우가 맡은 이 역할은 비단 마약 제조와 거래책이라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하는 범죄자가 경찰조직과 어울려 협상을 하고 막판엔 배신모드로 돌변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장면들을 보여주는데 이런 일을 하는 사람치고 정도를 걷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며 비꼬는 듯한 신호를 준다.





중국 천진 빈해외곽 톨게이트에서 시작해 가공의 지역을 돌아다니며 찍은 이 영화는 그만큼 중국 전역에 마약이 퍼져 있을 거라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극중에서 언급되는 홍콩, 일본과 함께 한국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면 다소 씁쓸한 기분마저 든다.





마약 범죄 집단을 잡기 위해 형사가 중간책으로 위장하며 윗선의 무리와 접촉하는 부분에선 과연 형사가 마약을 흡입할 수 있을까 하는 딜레마를 두었는데, 그 난리법석 뒤에 남긴 윤리적 문제도 또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단서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십여 명의 경찰들을 마치 수하인 것처럼 다루고 그럼으로써 혹시라도 이 남자의 운명은 극적으로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영화적 흥미에 비해 다소 스케일이 작은 총격적 엔딩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





중국에서의 사형집행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는 장면에선 이 영화가 대중에서 전달하는 바가 명확해진다. 아마 이 영화를 본 마약과 관련된 범죄자들의 오금이 저렸을 법하다. 중국어 제목 毒戰을 마약 전쟁이라 풀어 놓으니 검색할 때 붉은 경고의 글이 떠버린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저 두 사람(손홍뢰, 고천락)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마약전쟁 (2014)

Drug War 
10
감독
두기봉
출연
손홍뢰, 고천락, 황혁, 종한량, 고운상
정보
액션, 범죄 | 홍콩, 중국 | 107 분 | 201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