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슈퍼노바 지구 탈출기 - [리뷰] 동생가는 길에 형도 간다

효준선생 2014. 2. 8. 07:30





   한 줄 소감 : 가족을 잃은 결핍은 지구인이나 외계인이나 매 한가지
 





과 아우 사이라지만 얼핏 보면 관계가 뒤바뀐 듯 해보였다. 덩치가 크고 상남자 스타일의 동생 스컬치는 그 동네 최고의 히어로지만 형인 게리는 그 동네 최고의 브레인이다. 하지만 형은 동생의 허세에 가까운 설레발에 늘 사고나 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을 떠나 먼 여행을 가겠다고 하니 형으로서는 마음이 영 놓이지 않았다.





우리는 외계인을 다룬 영화에서 대개는 지구를 침공하러 온 악덕한 그들을 주로 봐왔다. 하지만 영화 슈퍼노바: 지구 탈출기에서 보는 외계인의 모습은 오히려 지구인들보다 더욱 선진기술을 가진 우등 족속으로 그려졌다. 이 점은 지구인들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외계인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건 이 영화에서도 비슷하다. 그런데 그걸 탈취하려는 과정에 사기성이 농후하고 심지어는 외계인들에 대한 복수의 마음까지 드러낸다.





영화에선 두 차례에 걸쳐 풋티지 영상을 활용해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외계인의 관점에서 표현한 부분이 나온다. 근세기 지구에서 발생했던 역사적인 사건 사고들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것인데 한국 전쟁도 언급된다. 특히 국가 개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며 전쟁에서 진 나라가 오히려 더 잘산다며 특정 국가를 은근하게 비꼬기도 한다. 또 지도자라 하는 사람들은 수염을 유독 좋아한다며 특정 인물들을 연상케 한다. 이렇게 외계인이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에 대해 상상을 하고 있는데, 로스웰 사건에 대한 언급이 이 영화의 매개가 된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1947년 미국 텍사스 로스웰에서 잡혔다는 외계인을 찍은 사진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눈이 왕방울만하고 비쩍 마른 체형이 외계인의 전형인 것처럼 이미지화 된 바 있다. 이 영화에서 미국 별 네 개짜리 대장으로 나오는 인물이 바로 이 로스웰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여러 외계인 캐릭터 중에서도 바로 이런 모습의 외계인이 등장한다. 사실 이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악역이지만 그에게도 지울 수 없는 과거가 있고 그걸 해소하기 위해 그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한 것뿐이라면 할 말 없지만 파괴를 종국의 해법으로 들먹이는 그를 키운 건 이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깊이 생각하면 이 영화는 제작국인 미국이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도 상당부분 삽입해놓았다. 에너지 자원에 대한 고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가장 큰 부분이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민족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그렇다. 외계인을 미국외 다른 민족으로 등치하고 보면 미국은 여전히 나름의 우월의식도 보이지만 알 듯 모를듯한 불안감도 엿보인다.





전체적으로는 모종의 계략으로 지구에 갔다가 지구인들에게 잡힌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뛰어든 어느 왜소한 아버지의 활약상을 담고 있는 가족영화지만 공존의 해법을 한쪽에서만 인식하는 것 같은 아쉬움은 있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유난히 색감이 선명하고 각각의 캐릭터들의 선악 대비가 확실해서 아이들에게도 통할만한 요소가 적지 않다. 언제나 우주적 싸움에선 미국이 승리한다는 틀에 박힌 공식에서 벗어나 평화를 주장하는 쪽의 손을 들어준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만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외계인이 진짜 있다면 지구인을 보고 뭐라할까





슈퍼노바 지구 탈출기 (2014)

Escape from Planet Earth 
7.8
감독
캘런 브렁커
출연
제시카 알바, 브랜든 프레이저, 사라 제시카 파커, 제임스 갠돌피니, 케이틀린 올슨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 미국, 캐나다 | 89 분 | 201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