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조선미녀삼총사 - [리뷰] 여자라고 무시하면 큰코 다칩니다

효준선생 2014. 2. 4. 07:30





    한 줄 소감 :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모티프를 따온 아이디어를 칭찬하고 싶다
 





나라가 조선반도로 쳐들어와 인조로 하여금 무릎꿇게 하고 그 인질로 삼아 데리고 간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소현세자가 당시 청나라의 성도인 지금의 심양과 북경에서 신흥강국인 청과 서양에서 들어온 문물보며 글로벌한 시야를 넓힌 데 반해 후에 효종이 되는 봉림대군은 언젠가 힘을 길러 청에 맞서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훗날 인조에 이어 조선의 왕이 된 효종에게 북벌정책이라는 슬로건이 따라다니는 것도 기실 일종의 복수에 가까운 집념의 발로였다. 결과적으로는 청이 아닌 러시아를 원정하며 자신의 꿈을 채 이루지 못한것으로 평가받지만 그동안 유약하기 그지없이 수렴왕조라 불리던 조선의 왕 중에서 상대적으로 인상적인 정책을 시행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가 자신의 꿈을 100% 이루지 못한 건 생각보다 일찍 하늘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인조반정으로 권신의 자리에 오른 사대부들의 견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간신히 쥐고 있던 권세를 외적과의 싸움으로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했고, 그저 현상유지나 했으면 하고 바랐던 것이다. 심지어 효종의 북벌정책에 대한 세세한 기밀이 청나라에 보고가 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한 나라의 왕으로서는 기가 막힌 노릇이다.





영화 조선미녀삼총사를 보았다. 판타지 사극 액션 코미디물이지만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기조는 외세에 기대어 한 몫 보려는 정신나간 사대부와 거기에 맞서 가문과 목숨을 걸고 맞서는 또 다른 선비의 모습을 대비시켜가며 나름대로의 정의감을 자극하고 있다. 김자헌으로 불리는 이 자는 역사서에 권신 김자점이라는 실제인물과 매우 흡사해 보인다. 그가 노리는 십자경엔 청나라에 갖다 바칠 내용물이 담겨 있었고 바로 이걸 노리는 자들의 대결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줄거리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현대물과도 맥이 닿는다. 소위 해결사로 나오는 무리들은 지금의 흥신소와 다름 아니고 제목과 같이 미녀삼총사라 하여 나름 볼거리를 제공함에 충실하다. 정쟁과 암투만 그리지 않고 코믹한 분위기를 잔뜩 넣어서 사극은 그들이 걸치고 있는 옷차림과 주변의 배경만으로 눈치 챌 수 있게 했다. 혹자는 이 영화에 대해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역사적 배경을 조금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특히 미쟝센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배우들이 지나가는 거리와 심각한 대사를 주고 받는 장소에도 과할 정도로 치장을 많이 한 편이고 火攻이나 화살이 날아다는 장면에선 2D임에도 입체효과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좋았다. 컴퓨터 그래픽이 다소 튀는 것 같긴 하지만 중국영화에서도 보다시피 큰 그림을 보여주기 위한 사극에선 현재로서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용의자를 잡아주고 목돈을 챙기는 그저그런 전직 공무원 출신이 운영하는흥신소 주인장과 그의 아리따운 세 명의 처자들이 과감히 슬랩스틱과 코미디로 웃겨준다면 후반부는 진옥이라는 캐릭터의 과거사를 들추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이 인물이 지금으로 따지면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의 농간을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가 된다는 설정에 집중하며 이야기의 분위기가 자못 진중해진다. 만약 개인사에 대한 지분을 최소화하고 각종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이 영화는 후속작도 기대해볼 만 했다. 





아이디어가 좋고 무술에도 능한 진옥과 주부로서 이중생활을 해야하는 홍단, 막내지만 할 일은 다 하는 야무진 가비의 조합도 나쁘지 않은 캐릭터들이었다. 이번 영화의 성적과 상관없이 다음 편도 기대하고 싶을 정도로 일회성으로 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배우 하지원, 연상되는 사람때문이라도 그저 좋다





조선미녀삼총사 (2014)

The Huntresses 
5.8
감독
박제현
출연
하지원, 강예원, 가인, 고창석, 주상욱
정보
코미디, 액션, 시대극 | 한국 | 107 분 | 201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