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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르윈 - [리뷰] 인생은 생각보다 짧은 여정

효준선생 2014. 1. 31. 07:30






   한 줄 소감 : 참, 쓸쓸한게 인생이구나 싶을때 이 영화 보면 울컥할듯
 





명하지는 않아도 함께 음악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듀엣을 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솔로로서의 음악 생활, 기타를 튕기며 포크 송을 불러보지만 예전처럼 흥이 나지 않는다. 르윈 데이비스, 그 남자의 삶은 이제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영화 인사이드 르윈은 어느 무명 가수의 며칠간의 일상을 따라다니며 그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이하게도 오프닝과 엔딩 장면이 맞물려 있다. 노래를 부르고 나와 중절모를 쓴 남자에게 주먹질을 당하고 그에게 “너 까짓 것한테 음악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냐”는 거친 일갈을 듣는 장면이다. 가수라고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연주했건만 그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는 말인가 속수무책으로 맞았던 곳이 아프지만 그에게 아픔은 비단 그 뿐이 아니다.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일상을 그리고 있지만 그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살면서 늘 뚱딴지 같이 기대하지 않았던 일과 마주치곤 한다. 그게 운 좋게도 복권 당첨이 될 수 있고 운 나쁘게도 로드킬 같이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수호천사나 흑기사가 될 수도 있지만 흡혈귀처럼 달라붙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한 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하는 게 인생사라면 우리가 르윈 데이비스와 다른 건 없다.





르윈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그는, 마치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비루한 삶으로 그려진다.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동가식서가숙을 반복하고 누이는 음악 때려치고 배나 타라고 강권하며 알고 지내던 여자가 불쑥 임신했다고 통고한다. 시카고로 가서 간단한 오디션을 보는 것도, 가는 도중에 만난 차량 주인과의 애매한 인연등, 그의 일상은 범상치 않다. 이런에피소드의 나열은 결국 우리들 삶과 닮아 있다.





그에게 불현듯 나타나는 고양이가 그의 루즈한 삶에서 자극이 될 뿐이고 거리에 나선 고양이의 처지는 르윈과 무척 닮아 있다. 멤버의 자살로 인해 일상이 흐트러진 남자, 아무 것도 가진 것도, 미래에 대한 계획도 부재한 상태에서 세상 사람들은 오로지 그가 연주하는 기타, 그리고 그가 부르는 노래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것도 아주 약간.





이 영화의 재미는 이렇게 에피소드 나열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것외에 중간에 삽입된 노래들을 들어보는 것에도 있다. 대개는 르윈이 기타를 들고 혼자 혹은 둘이서 부르는 것들인데 60년대 미국에서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아무거나 선곡한 것 같아보여도 주인공의 지금을 잘 대변하는 곡으로 골랐음을 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르윈은 거처가 없는 방랑자의 신세다. 그렇다고 먼 곳으로 훌쩍 떠날 처지도 못된다. 결코 본인이 원한 삶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이 대개 그렇듯 물 흐르듯 흐르는 게 대개의 모습이 아닐까 만약 이 영화에 필이 꽂혔다면 당신의 인생도 그리 녹록치 않음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불편한 진실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복수의 고양이가 시시때때 그를 찾아온다. 제 한 몸도 건사하지 못하는 그에게 고양이는 지독한 상징이다.






인사이드 르윈 (2014)

Inside Llewyn Davis 
9.2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이단 필립스, 로빈 바틀렛
정보
드라마 | 미국, 프랑스 | 105 분 | 201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