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폴리스 스토리 2014 - [리뷰] 언제나 정성을 다하는 성룡

효준선생 2014. 1. 25. 07:30






  한 줄 소감 : 성룡의 영화에는 확실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찰고사(警察故事)라는 이름으로 된 오래된 홍콩영화가 있었다. 중국어를 배우면서 고사라는 단어가 이야기, 스토리라는 뜻임을 알게 되었지만 난데없이 영어로 된 제목으로 둔갑했다. 어찌되었든 영화 폴리스 스토리는 형사 액션물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엔 성룡이라는 걸출한 액션스타가 자리하고 있다.





이소룡의 갑작스런 타계이후 별다른 무비스타가 부재했던 홍콩 영화계엔  성룡이라는 예명을 단 단구의 배우가 혜성처럼 등장해 인기를 얻게 된다. 취권같은 코믹 무술 영화에서 두각을 얻은 그는 이내 몸을 쓰는 영화에 연속으로 출연, 인기를 얻으며 지금은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최근에 내한해 새 영화 홍보와 방송출연도 한 바 있는데, 한국에선 설이나 추석 연휴엔 거의 예외없이 그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근래들어 한국에 소개된 그의 신작 영화들이 희소했으나 이번에 개봉하는 폴리스 스토리 2014는 전작과는 또다른 의미로 재미를 줄 것 같다.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는 이미 5편이 소개가 되었고 맨 마지막 시리즈가 벌써 10년전에 개봉했으니 전편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뭔가가 있는 게 당연했다. 그 전 영화에선 열혈 홍콩 경찰의 활약상에 집중하고 홍콩과 해외 로케이션을 광범위하게 활용하며 볼거리에 치중했다면 이번 시리즈에선 스토리에 상당히 힘을 준 느낌이다. 좁혀 말하자면 가족애의 폭발이라고 보면 된다.





바쁜 경찰의 가족으로 사는 것도 힘들고 하나뿐인 피붙이인 여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심을 안고 사는 것도 힘들다. 이렇게 가족간의 심려가 충돌하게 되면 결국 이기는 건 좀더 잘 견디는 자의 몫이 될터인데 성룡과 유엽의 한판전은 홍콩이 아닌 북경에서 충돌한다.





이 영화의 로케이션을 챙겨보는 건 의미가 있다. 전작들이 대개 홍콩일대에서 찍은 화면들이라면 더 이상 홍콩의 무엇을 보여주던지 진부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영화 산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던 그 옛날의 홍콩도 아니고 반면, 땅 넓고 인건비 저렴하고 보다 신선함을 내보일 수 있는 중국 본토에서의 촬영은 확실히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건상 이번 영화는 ‘우바’라고 하는 클럽 안에서 거의 대부분의 촬영을 소화했고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한 것이다.





성룡의 입장에서도 본토에서의 촬영이 전과는 달리 큰 부담도 없을 것 같다. 땅 넓은 중국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성룡은 전용기를 타고 현지에 도착해 이재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이어 거액의 의연금을 쾌척하는데 소홀함이 없었기에 그들에게 성룡은 영화외적으로도 상당한 존경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다. 그런 참에 홍콩 경찰이 아닌 중국 본토의 경찰로 등장하는 그의 모습에 호감을 갖고 바라보는 건 어색한 일이 아니다.





비록 딸과의 관계가 비틀어진, 다소 피곤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두 세 차례 거친 액션을 통해 여전한 그의 무술 실력과 한참 어린 후배들과의 조합도 이 영화를 윤기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 중에선 역시 유엽과 경첨을 꼽을 수 있다. 중국 영화계에서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유엽은 한국의 장동건을 닮은 수려한 외모에 장르와 배역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다작을 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여기에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경첨 역시 동서양의 미적 요소를 두루 갖춘 미녀 배우로 손꼽히는 영화계의 재원이다.





과거 자신의 동생의 죽음, 그리고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계획적으로 한 자리에 몰아 넣고 진실을 밝히려는 한 남자, 그리고 그가 꾸며낸 이 위험천만한 공간에서 인질과 자신의 딸을 구해내야 하는 이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을 교차시켜 보여줌으로써 위치만 다를 뿐 자신의 혈연을 위한 애씀은 모두 고귀함을 말하고 있다. 경찰이라는, 공권력 유지의 최선봉에서 마구 총질을 하고 몽둥이를 휘둘러 가며 검거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아니라 설사 지금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만 사람 목숨은 모두 소중한 가치며,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동양적 가치에도 부합하는 캐릭터를 선보인다. 





한때는 더 이상 액션영화는 찍지 않겠다는 성룡, 팬들의 성화에 못이겨 다시 액션물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중국 영화에서 액션이 없는 그의 영화는 팥소없는 찐빵인 셈이다. 그도 점차 나이들고 주먹질의 강도도 약해질테지만 그의 영화와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행복한 일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폴리스 스토리 2014 (2014)

Police Story 2013 
8.3
감독
정성
출연
성룡, 유엽, 경첨, 황발, 주효구
정보
액션, 범죄 | 중국 | 108 분 | 201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