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하이프네이션 : 힙합사기꾼 - [리뷰] 신기루 같았던 영화제작의 허상

효준선생 2014. 1. 24. 11:38






   한 줄 소감 : 버려진 영상에다 자기가 하고 싶었던 울분과 하소연을 입히다
 





제 겨우 4년 정도 된 영상이지만, 조악하기 이를데없는 필름이 하나 어느 영화 제작사 창고에 쳐박혀 있다. 절반 정도 찍어 도중에 그만둔 이 영화 필름엔 그 당시 한국 영화계의 냄비근성과 돈벌이라는 신기루에만 집착하다 폭삭 망하고 만 일단의 면면들이 담겨져 있다. 일명 하이프네이션 프로젝트, 당시 모 유명 아이돌 그룹 출신의 박모군이 캐스팅되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이 영화 제작에 적지 않은 유명 기획사와 투자사가 몰려들었고 그 당시, 여러편의 비보이 관련 영화들이 짭짤한 수익을 창출해냈다는 점에서 다들 잔뜩 기대를 하고 나선 참이었다. 하지만 제작자였던 제이슨 리라는 사람은 모아 놓은 투자금을 들고는 내뺀 사건이 발생한다. 물론 영화는 사기사건과 함께 증발되고 찍다 도중에 포기한 필름들만 남겨진 것이다.





영화 하이프네이션 : 힙합사기단은 영화 내용보다 제작중단으로 버려진 필름들에 그 리얼한 사건을 덧붙여 2차 가공을 해서 세상에 내보인 독특한 영화다. 그래서인지 처음 찍었던 장면과 나중에 찍었던 게 화질의 차이를 보이고 극 흐름의 템포가 달라보이는 게 확연하다. 이 영화에선 물론 박모군이 주인공은 아니다. 아마 그 역시 먼저 출연했던 영화에선 상당한 비중을 약속받았겠지만 이 영화엔 비보이 크루로서의 퍼포먼스 정도만 보여주는 걸로 그친다. 그 보다는 제작자였던 제이슨 리로 분한 대니얼 신이 거의 모든 내러티브로 등장한다.





과거 유채영과 혼성으로 결성했던 어스의 멤버였던 그는 자신도 참여했던 원래의 작품이 용도폐기된 점이 아쉬웠을테고 이번 영화에서도 주인공이자 화자, 그리고 음악을 맡아 당시로서는 상당히 억울했을 법한 마음을 랩과 지나칠 정도의 욕설을 섞어 심경을 토로하는 장으로 만들었다. 실제 분장실에 혼자 앉아 이런 저런 1인극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상의 투자금을 함께 했던 동료와 배우들에게 절반씩 나눠주는 연기를 하는 장면에선 그 자신도 기가 막힌 표정을 짓는다.





원래 기획된 작품이 비보이 영화인지라 두 세차례 비보잉 시합 장면들이 나온다. 이 부분이 원래 찍어 둔 걸로 보이는 데, 세월이 흐른 만큼 최근에 나왔던 비보이 영화들의 움직임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이 영상들은 극중 제이슨 리가 사기를 치기 위해 맛만 보여주는 용도로 삽입했다. 그런만큼 이 영화는 비보이 영화라고 할 수는 없고 한껏 영화로 돈 벌고 인기도 얻을 수 있을거라며 달려든 영화 관계자들과 배우들의 심리를 노린 어느 사기꾼에 대한 한풀이 정도로 보면 적당할 것 같다.





물론 제이슨이라는 사기꾼 제작자에 대해서도 약간의 심정적 동정이라든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그 역시도 피해자일지 모른다며 여지를 남겨둔 장면이 엔딩에 삽입되어 있긴 하다. 그런데 그런 설정과 그때까지 열심히 달려왔던 분노라든지, 체념의 심정들과 매치가 되는 지는 잘 모르겠다. 재미교포들의 허세적 분위기가 가득하고 그 허세 속에서 진실과 구별하지 못하는 거품같았던 영화 제작 과정의 허구성을 느낄 수 있는 블랙 코미디 같은 작품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하이프네이션 : 힙합사기꾼 (2014)

Hype Nation 3D 
5.7
감독
박형우
출연
대니얼 신, 박재범, 크라운 제이, 티애, 박노식
정보
범죄, 드라마, 코미디 | 한국, 미국 | 84 분 |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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