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올드보이 - [리뷰] 세 치 혀를 잘못 놀린 후과(後果)

효준선생 2014. 1. 11. 12:02






  한 줄 소감 : 오리지널과 비교하면서 보면 더 흥미로운 리메이크 작
 





이들 싸움을 유심히 지켜보면 누군가 한 녀석이 다른 아이를 골리다가 결국 큰 싸움으로 이어지는 걸 알게 되었다. 심술보가 터진 거라 가볍게 여기고 넘기지만 혹시라도 나중에 해코지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곤 한다. 사람의 귀는 두개인데 입은 하나인 이유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이유이기도 하며 그만큼 선조들은 설화(舌禍)에 휘말리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는 말이다.





요즘은 구설수에 오르다는 표현도 많이 하지만 있지도 않은 일을 침소봉대해 그럴 듯 하게 꾸며대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루는 일도 많아졌다. 자고로 몸조심, 입조심을 군자의 덕목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고리타분하게 들리겠지만 영화 올드보이는 바로 이 몸조심, 입조심의 잘못된 예를 극단적으로 묘사한 충격적 타이틀의 대명사다. 10여년전 한국의 박찬욱 감독은 동명의 영화를 들고나와 상당한 센세이셔널을 불러 일으켰다. 다름 아닌 가족과의 모종의 관계를 가감없이 얘기했다는 이유다. 당시 유교사관이 투철했던 지방 분들은 단체로 상경해 시위까지 벌였다는 후문인 걸 보면 당시엔 시기상조였음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의 극적 효과를 묘사한 것이고 그 외의 이 영화가 여태 기억에 남는 이유는 충격적 반전이라는 극약처방이 아닌 굉장히 스타일리쉬 했던 장면들 때문이기도 했다.





한 남자가 이유도 모른 채 작은 방에 갇혀 15년(이번 영화에선 20년)을 중국집 군만두만 먹어야 했고 그 군만두 집 상호가 단서가 되고 그가 그곳을 나와 자신을 가둔 사람을 찾아다니다 만난 졸개들을 해치우면서 펼친 일명 장도리신은 한국 영화 싸움질중 최고의 장면으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 외에 산낙지를 우걱우걱 씹어 먹는다든지, 수세미같은 헤어에 누구라도 말을 걸면 그 자리에서 목숨을 빼앗을 것 같이 노려보는 형형한 눈빛등, 주연 배우였던 최민식을 위시해 연출까지, 모두가 기억에 오래 남는 요소들이다. 





이번에 아메리카 버전으로 리메이크된 올드보이는 오리지널 영화의 많은 부분을 상당히 많이 따왔으며 후반부 일의 발단이 된 과거의 사건에만 살을 덧붙인 내용으로 되어있다. 조연 배우들의 직업만 살짝 바꾼 것 말고는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전혀 지장은 없었다. 오히려 부분적으로 부각된 잔인함은 이번이 더 한 것 같다.




자신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도 못하는 학창시절의 일 때문에 누군가는 그 오랜 세월, 복수의 칼을 갈았고, 그 누군가는 영문도 모른채 통제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두 사람, 과연 복수는 통쾌하기만 한 걸까 시간이 지나도 치유될 수 없는 상황들이 마치 억지로 종결된 시늉을 하고 있다. 사람이기에 해서는 안될 일을 패륜이라고 한다면 현실에서 벌어지는 패륜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전생에 무슨 원수를 졌길래 일생의 다 걸고 그런 관계가 되었을까





이 영화를 무슨 사이코나, 소시오패스들이 저지른 말도 안되는 소리라도 단정할 수 없는 이유는 지금 이 시간 어디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인간이기에 해서는 안될 일들을 인간 스스로가 제어할 수 없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두려워할 따름이다.





원작에 많이 기댄 흔적이 있고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인지, 사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자극을 받는 정도는 약했다. 하지만 한국인 배우가 아닌 외국 배우들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올드 보이는 어떤 모습일지 무척이나 궁금해서 보았다. 그들이라고 복수를 참고만 살지는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올드보이 (2014)

Oldboy 
7.1
감독
스파이크 리
출연
조쉬 브롤린, 샬토 코플리, 엘리자베스 올슨, 사무엘 L. 잭슨, 마이클 임페리올리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104 분 | 201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