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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드데이 - [리뷰] 철혈아빠, 딸을 위해 달리다

효준선생 2014. 1. 7. 11:00






  한 줄 소감 : 한참을 죽기살기로 달리다 보니 어느새 딸이 이만큼 컸더라
 




보국 요원으로 사는 게 정말 힘들구나 느끼게 하는 영화 한 편이 나왔다. 제목에서도 그 고생이 느껴진다. 바로 영화 하드데이다. 배경은 벨기에, 이 중립적인 이미지의 나라에서 벌어진 다소 복잡다단한 이야기의 뒤를 쫒다 보면 어느새 아버지와 딸이라는 버석거리던 관계가 불시에 해소되고 잘 키운 딸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라는 속담을 실감하게 된다.





영화의 시작은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멀쩡하게 근무하던 회사가 다음날 출근해 보니 감쪽같이 사라지고 좀 더 알아보니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병원 영안실에 누워있다. 자신이 근무했던 회사는 물론, 거래은행 계정과 이메일 기록, 심지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마저 삭제되었다는 말만 들을 뿐이다. 마치 외딴 섬에 뚝 떨어진 셈이다. 그리고 그 옆엔 아직 어린 딸만 자신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하고 있다.





이 영화는 마치 범죄영화와 고도의 스릴러적 요소가 뒤섞여 있는 것 같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는 다소 거친 편이다. 정체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 상대와 싸워야 하다보니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남자가 이 과정에서 얻어낸 단서라는 것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는커녕 왜 저런 것들이 여기저기서 불현듯 제시되는 지 의아하다. 아마 이런 생각은 아버지 하나 믿고 따라다니는 딸로서도 비슷할 것 같다.





영화의 흐름이 조금씩 갈래를 잡아가는 길목에 한 기업의 탐욕이 버티고 있고 여기에 조력자가 된 미국 정보국의 몰이해가 끼어든 탓에 무고한 남자만 힘들게 된 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의 반대편에 기업이 있다면 그 사이엔 미국 정보국이 어정쩡하게 자리하고 있다. 경찰국가의 최선봉으로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관한한 끼어드는데 일인자였던 그들의 입지가 이 영화에선 난처함 그 자체로 그려진다. 





늘 하던 일을 하면서 살면 좋으련만 세상은 가끔 그들을 뒤 흔들어 놓을때가 있는 모양이다. 정보국에서 어떤 일을 하는 걸 크게는 나라를 위해 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믿었지만 조직은 개인의 안위까지 책임져 주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이 영화의 히어로는 아론 에크하트로 비밀 정보국 요원이라는 캐릭터를 맡은 그는, 옷을 갈아입을때 얼핏 드러나는 몸의 흉터자국이 그의 인생이 순탄치 않았음을 말해주지만 생각보다 능력이 출중한 편이다. 보안기술개발은 양지에 드러난 주 전공이지만 일대일, 혹은 일대 다수와 격투에서도 결코 물러나지 않고 싸울 수 있는 능력에다 외국어도 능수능란하고 사제 폭탄제조 기술들은 음지에서 닦은 그 만의 복수 전공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에게 중요한 건 엄마 없이 커온 사춘기 딸의 안위였을 것이며 그저 지켜주어야 할 대상에서 어느새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상대로 컸다는 것에서 아마 아버지로서의 대견함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벨기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로케이션을 하는 바람에 흔히 볼 수 없는 배경도 볼 만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하드데이 (2014)

The Expatriate 
5.4
감독
필립 슈톨츨
출연
아론 에크하트, 올가 쿠릴렌코, 리아나 리베라토, 케이트 린더, 시몽-엘리제 지라르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캐나다, 벨기에, 영국 | 100 분 | 201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