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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룩클린 브라더스 - [리뷰] 내 방식대로의 삶

효준선생 2014. 1. 6. 07:08

 

 

 

 

 

 

    한 줄 소감: 하는 일이 즐겁다면 그 일을 하면 된다

 

 

 

 

 

10명이 좁은 원 안에서 모여 있다 보면 그 중에 한 두명은 눈치를 보며 주변부로 밀려나곤 한다. 그건 핵심부를 차지하려는 다른 멤버들의 기세에 눌린 탓도 있고 그 두 명의 성격 탓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세상은 그 두 사람을 일컬어 아웃사이더라고 이름 붙인다.

 

 

 


세상의 구조가 고도화 되면서 경쟁 자체를 혐오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일차원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픈 심리일 수도 있고 좀 편하게 살고픈 마음의 발현일 수도 있다. 최소한의 경제적 수요만 채울 수 있다면 다른 어떤 것들은 그들에겐 사치거나 무모함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무엇이 옳은 삶인지는 주관적 가치판단에 따른다. 영화 브룩클린 브라더스의 두 남자에게 세상을 사는 방법이라는 건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질서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어떨까 하는 좀 나른해보이는 삶의 방식처럼 보인다.

 

 

 


경쟁을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그들의 모습이 마치 낙오자처럼 보일 지도 모른다. 부동산 일을 했던 알렉스의 상사와 동료의 눈에 그는 딱한 사람이었다. 계약을 따와야 실적으로 반영되는 회사일은 제쳐두고 돈도 안되는 단체에 가서 노래나 불러주고 있으니 영 마뜩치 않은 일이다. 알렉스에게 삶의 최고 가치라는 건 실적을 쌓아서 우수 영업사원이 되는 건 아닌 게 확실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음악을 그저 소모품으로 여기는 불특정 다수앞에서 억지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행복하다고 여기는 건 아니다. 일종의 딜레마지만 그는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고 그런 알렉스 앞에 괴짜인 짐의 출현은 그를 길 위에 내몰리게 한다.

 

 

 


짐은 알렉스 이상으로 괴팍한 인물이다.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사는 그에겐 요상한 아이템을 모으는 것이 취미고, 그것들을 마치 악기처럼 사용해가며 알렉스에게 밴드 배틀 투어에 가자고 제안한다. 마치 짜놓은 극본같아 보이지만 두 사람이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닌걸 보면 이 영화는 우연을 가장해 세상에서 가장 부적응한 인물 두 사람을 붙여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궁금해 하는 일종의 관찰 다큐라고 해도 좋겠다.

 

 

 


목표는 밴드 배틀 대회 참가지만 이들의 음악성으로 승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길거리 캐스팅을 꿈꾸기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물론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이 연이어 나오지만 귀에 쏙 박히는 웰메이드 송이라고는 없으니 만약 그랬다가는 그들의 천재성을 알아봐주지 않는 세상을 탓하게 될 듯 싶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자기들이 좋아서 하는 음악으로 전전하지만 그것도 삶의 방식이라고 외치는 것으로 보였다.

 

 

 


세상엔 수많은 부류의 인간들이 부딪히며 살고 있다. 개중엔 성공의 달콤한 과실을 누군가는 실패의 쓴 맛을 보며 산다. 하지만 자신들의 삶에 성공이나 실패로 단정할 만한 계기 조차 만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의 인생을 못났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영화는 비록 아무도 눈여겨 보는 사람은 없어도 자기만족으로 채워가는 두 남자의 로드 쇼를 통해 즐겁게 사는 방법을 모색해 보는 일종의 프로젝트인 셈이다.

 

 

 


극중에서 싱어송 라이터인 알렉스로 나온 라이언 오넌은 이 영화의 극본과 연출, 그리고 작곡에서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재주를 선보이고 있다. 훈남 스타일의 이목구비와 단역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그이기에 다음 작품도 무척 기대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브룩클린 브라더스 (2014)

The Brooklyn Brothers Beat the Best 
10
감독
라이언 오넌
출연
라이언 오넌, 마이클 웨스턴, 아리엘 케벨, 앤드류 맥카시, 제이슨 리터
정보
코미디 | 미국 | 98 분 | 201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