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특수경찰:스페셜ID - [리뷰] 다시 돌아온 견자단의 액션, 두 말 하면 잔소리

효준선생 2014. 1. 5. 07:08






   한 줄 소감 : 골병들 것 같은 상남자의 액션 장면, 언제봐도 흥미롭다
 





직 폭력배의 뿌리를 제거하기 위해 경찰이 조직원으로 들어간다는 영화 속 이야기는 홍콩 영화 무간도 이후 더 이상 드문 설정이 아니다. 작년 봄 한국에서 개봉한 신세계 역시 비슷한 분위기 속에서 상당한 스코어를 낸 걸 보면 시나리오 작가들에겐 그 역설적인 처지가 꽤나 호감이 가는 모양이다. 여기에 한 편의 홍콩영화가 다시 한번 이중생활을 감수해야 하는 경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로 특수경찰 : 스페셜 ID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홍콩의 액션 스타 견자단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산업이 침체와 부진이 지속된 2000년 이후 절치부심하던 홍콩 영화계는 미국과 캐나다등으로 떠나 활동하던 왕년의 스타들 대신 본토박이 인재들을 끌어들였다. 그들은 광동어는 물론이고 만다린까지 구사할 수 있어 본토 영화 팬들의 구미에도 맞았고 일단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무술의 달인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견자단이다. 올해 나이가 쉰이 된 그는 영화계에 뛰어 들어 빛을 본 뒤 대개는 정의의 아이콘으로 나섰고 그가 악역을 하게 되면 그 자체가 이슈가 된 사례도 있다. 영화 팬들이 그의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건 여전히 사필귀정의 스토리텔링에 흡족해할 수 있게 해주고, 이연걸을 마지막으로 끊겼다고 생각한 액션 히어로의 대체제로 그가 충분히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팬들에겐 엽문 시리즈 이후 잠시 볼 수 없었던 그의 무술 솜씨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고, 현대물이다 보니 각종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숨막히는 액션을 보여주었다. 좁은 공간에서의 일대 다수의 격투는 물론이고 섬뜩할 정도의 카 체이싱, 그리고 엔딩을 장식한 몸살나는 격투장면은 기억에 남을 듯 싶다.





물론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신예 여배우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경첨(景甛)때문이다. 빙빙자매(판빙빙, 리빙빙)의 뒤를 이어 안젤라 베이비와 함께 서구적 미모를 자랑하는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열혈 경찰로 등장해 남자 배우 못지 않는 거친 액션을 소화했으며 가냘프다 못해 부러질 것 같은 체형으로도 액션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재미있는 건 북경 전영학원(베이징 필름 아카데미, 4년제 정식 대학으로 한국의 중대 연영과에 비유된다.) 출신인 그녀는 유창한 북경어를 구사하는 데 비해 견자단의 그것은 어눌하다 못해 경첨이 잘 알아듣지 못하는 에피소드까지 영화 속 연기에 집어 넣었다.





이 영화가 무간도나 신세계와 달리 비교적 경쾌한 흐름을 보이는 건 차별일 수도 있고, 더 이상 심각한 분위기의 경찰 스토리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경찰의 대척점에 서있는 악당이라 할 수 있는 조직 폭력배 무리의 두목과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2인자들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잠복 경찰의 목숨을 해칠 수준은 못되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줄곧 처지지 않는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여러 배우들이 합을 맞춰 내놓은 질 좋은 액션에 있다.





이제 홍콩 영화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건 비슷한 장르가 조금이라도 인기를 끌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아류작품때문이라는 소리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그래서 누가 인기를 끌고 있고 그 배우의 스타성이 다소 부족한 영화적 수준을 커버하곤 했던 과거의 패턴조차 답습하지 못한다는 건 홍콩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 팬의 입장에선 아쉽기만 하다.





이 영화가 견자단이라는 걸출한 액션 스타의 이름만 믿고 소개되는 그저 그런 영화라는 선입견에 앞서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홍콩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물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특수경찰 : 스페셜 ID (2014)

Special ID 
6.2
감독
곽요량
출연
견자단, 경첨, 안지걸, 장한위, 정중기
정보
범죄, 액션 | 홍콩, 중국 | 99 분 | 201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