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저스틴 - [리뷰] 문무를 겸비한 인재로 성장하기

효준선생 2014. 1. 2. 07:07

 

 

 

 

 

   한 줄 소감 :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금은 문과와 이과로 나뉘는 고등학교 진학때부터 자신의 진로가 어느 정도 정해지지만 왕이 존재하던 시절엔 문과와 무과로 나뉘어 출세의 진로를 모색했던 때가 있었다. 대체적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는 무과 출신이 득세를 하고 평온한 시절엔 문과 출신들이 세력을 장악했었는데 居安思危를 깜박하다 보면 어느새 외적의 침입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채 나라는 다시 위기를 맞게 된다는 역사의 흔적들이 많았다.

 

 

 


영화 저스틴은 바로 기사와 변호사를 양대 축으로 해서 과연 누가 더 나라에 필요한 존재인가를 따지는, 아이들이 보는 만화 영화치고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미지의 어느 왕국, 여왕이 다스리던 그 나라엔 기사들이 나라를 구하며 일단 평화의 시절이 찾아왔다. 여왕은 호국의 일념으로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기사들을 뒤로 하고 나랏일을 율사 출신에게 맞기면서 기사와 변호사의 대결이라는 기가막힌 상황에 처한다.

 

 

 


정의라는 의미를 가진 저스틴의 집안 내력도 여기에 준한다. 할아버지는 모두가 알아주는 기사출신인데 반해 아버지는 변호사로 일하며 대대로 권세가였지만 손자인 저스틴은 아버지의 권유대로 법대로 가는 대신 할아버지의 유지대로 기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는다. 집안의 반대에 부딪치자 그는 집을 나와 수도원으로 향한다.

 

 

 


이 영화의 재미는 저스틴이 수도원에서 기사로서의 기본 자질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는 건데 그 수도원의 세 명의 노인과 아랫마을의 마법사가 바로 꽃보다 할배에 출연했던 네 명의 배우들이 더빙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실제 이미지와 매우 흡사한 이들 네 명의 배우들은 연륜을 저버리지 않고 상황에 걸맞는 목소리 연기를 보여주었다. 비록 익숙한 그들의 목소리 때문에 극의 흐름에 집중하는데 다소 방해를 받은 측면도 있었지만 만약 그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소화해낼 만한 성우들이 있었을까 싶게 잘 해냈다고 보인다.

 

 

 


저스틴의 활약상을 기대하는 것도 이 영화의 볼거리지만 사실 이 영화엔 악역은 없는 셈이다. 전직 기사 출신이 범죄자들을 규합해서 여왕에게 맞선다는 설정만 놓고 보면 항명이나 불복종처럼 보이지만 저스틴 역시 기사가 되려고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악역이라고만 볼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들 자신의 밥그릇을 놓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간간이 끼어넣은 저스틴의 사랑 이야기도 쏠쏠하다. 원래 마음에 두고 있었던 귀족의 딸이 아닌 일개 바텐더 출신의 여종업원과의 썸씽은 그 당시 권세가의 아들의 선택치고는 상당히 진보적인 마인드라는 느낌이다. 누가 되었든 결국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일과 사랑 모두를 이뤄내는 저스틴의 행보에 환호하는 건 비단 아이들만은 아닌 듯 싶다.

 

 

 


비록 헐리웃 메이저 영화사의 칼로 도려낸 듯한 이미지의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유럽풍의 그림들과 처음엔 철부지 아이처럼 보였던 저스틴이 세상을 알아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도 흡족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저스틴 (2013)

Justin and the Knights of Valour 
8.6
감독
마누엘 시실리아
출연
박형식,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 스페인 | 90 분 | 201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