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엔더스 게임 - [리뷰] 형만한 아우도 있다.

효준선생 2013. 12. 31. 11:00

 

 

 

 

 

   한 줄 소감 : 지구의 미래는 왜 늘 전쟁의 소용돌이일까?

 

 

 

 

 

근 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 안건 중의 하나는 한 자녀 갖기 전정책에 대한 완화다. 15억에 가까운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강력한 인구통제 정책은 최근 몇 십 년 동안 무자비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밀어붙여온 결과로 이 정도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새 인구 감소와 노동력 수급 불안정을 우려한 당국으로선 과연 언제까지 한 자녀로 제한해야하는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계획생육이라 이름 붙은 이 정책도 인간이 하는 것인지라 둘째, 셋째가 태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첫째와 달리 이들은 과중한 벌금, 혹은 출생신고 조차 할 수 있는 소위 검은 아이들로 불리기도 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미국 영화 엔더스 게임에서 바로 이 장남이 아닌 아이가 주인공이 된 이유도 미래의 어느 시점이 되면 지금 각국에서 조금씩 떠오르는 인구 조절 정책의 후유증을 비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인공인 엔더라는 소년의 이름부터 보면, 그때가 되면 더 이상 셋째는 태어나서는 안되는 존재라는 설명이 나온다. 하지만 세상과 어떤 인연인지 태어난 엔더는 글자 그대로 ‘막둥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 그리고 그 막둥이가 인류를 위해, 위협적인 외계인과 맞서 싸울 최고의 전사가 된다는 설정이 이 영화의 핵심 주제다.

 

 

 


이 영화는 어렵사리 지구 수호대의 일원이 된 엔더가 훈련을 거치며 지구인의 리더로 부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제 겨우 로우틴인 그가 우주함대를 이끌고 차세대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들에선 왜 그때가 되면 인류가 이토록 어린 아이에게 그렇게 막중함 임무를 안겨주어야 하는 지 궁금해졌다.

 

 

 


엔더의 형은 지나친 폭력성으로 누나는 연약함 때문에 일찌감치 후보에서 탈락했다는 설명을 보니 마치 왕조시대 차기 후임을 선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총 사령관에서 물러난 기성세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엔더와 그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될 아이들의 역동적인 훈련 장면들이 가장 큰 볼거리다.

 

 

 


우주 전함 안에서 중력과 무중력을 이용해 가상의 시뮬레이션 전투장면이 압권인데, 이 과정을 통해 비쩍 마른 어린 아이가 어떻게 다른 아이들을 효율적으로 자기 편으로 규합하고 자신의 안위를 지켜나가는지 설명이 있다. 아직은 설익은 모습의 어린이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마치 어른들을 흉내내는 것같은 장면들도 나오지만, 외계인에게 공격당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지구인으로서는 많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다음 세대에 모든 것을 의탁하는 것으로 여기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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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영화는 한 소년의 성장담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살생이 난무하는 실전 속으로 내동댕이쳐지는 듯한 상황에 고뇌하는 소년의 모습, 그리고 외계인의 입장에서 본 이 무모하다시피한 우주 전쟁에 대한 반론등이 심리적 차원에서 다뤄지기도 한다.

 

 

 


아동을 위험천만한 전쟁터로 내몰거나 혹은 그 나이와 걸맞지 않는 임무를 하달하며 강권을 하는 장면에서 이들도 분명 고심했던 것 같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령관의 말이 면죄부를 주고 있고, 적을 이해하고 나면 적을 사랑하게 된다는 엔더의 말을 화면에 띄우면서 이 우주 전쟁의 숨겨진 속내를 살포시 따져보게 만든다.

 

 

 


이 영화는 이 한편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외계인 무리와 역시 더 성장해야 할 것 같은 막둥이의 활약이 계속될 것 같은 화면 때문이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엔더스 게임 (2013)

Ender's Game 
9
감독
개빈 후드
출연
해리슨 포드, 아사 버터필드, 벤 킹슬리, 헤일리 스타인펠드, 비올라 데이비스
정보
SF,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13 분 | 201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