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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모닝 하트에이크 - [리뷰] 당신의 사랑은 안녕들 하신지요?

효준선생 2013. 12. 30. 07:08

 

 

 

 

 

 

  한 줄 소감 : 사랑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을 확인시켜주다

 

 

 

 

 

 

혼생활을 형용할 때 처음엔 깨소금 냄새가 진동을 한다며 시작해서 지지고 볶으며 살다가 나중엔 말 그대로 ‘가족’처럼 지낸다고 한다. 다들 어느 정도 사랑하기에 결혼을 했겠지만 시간이 지나 사는 것 자체에 지치거나 혹은 아이들을 키우며 막상 부부 사이는 전과는 좀 다른 양상으로 변해가는 것, 대개의 기혼부부들의 공감일 듯 하다.

 

 

 


영화 굿모닝 하트에이크의 여자에게 가정은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고 자신의 자리 바깥엔 남편이 든든하게 서있을 것이라 믿어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아이가 태어나고 이젠 정말 가정이라는 단어가 현실이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집을 나가 버렸다. 자아를 찾겠다는 뜬금없는 소리에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건만 진심을 알고는 허둥거리기 시작한다.

 

 

 


결혼을 하면 평생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시작했겠지만 생각보다 흔한 게 이혼이다. 이들 부부 역시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파경의 위기 앞에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아름답지 못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이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더 고통스러운 건 여자다. 영상 편집 일을 하는 그녀는 매정한 상사 앞에서 사정이야기를 꺼내기도 싫지만 그렇다고 양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남편을 찾아가 보지만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거나 연기를 하게 되었다는 둥 도대체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만 하는 남편을 보면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그런데 한 가지 변수가 있다. 이 영화의 시작은 예사 영화와는 좀 달라보였다. 배우들이 카메라를 의식한다는 점이었다. 남편의 친구 두 사람은 비정규직 으로 산다는 것은 이란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한 것이고 그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부부가 결별한 이후에도 카메라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남편 친구가 남편이 떠난 자리에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찍는다는 설정인데 그 때문인지 화면에선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흔들리는 영상이 속출했다. 이런 설정은 다큐 제작을 통해 30대 비정규직 근로자의 일상뿐 아니라 위기의 부부라는 테마에도 적당하기에 밀어 붙인 것이지만 다시 찾아올 다른 사랑이라는 묘미도 챙겨놓은 것이다.

 

 

 


이탈리아 영화라는 특성때문인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자유분방한 연애담이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아직 이혼 서류에 도장도 안 찍은 남자의 또 다른 로맨스라든지, 여자의 친구들이 쏟아내는 각양의 연애담은 사랑이란 어쩌면 움직이는 거야 라는 명제를 실천하는데는 우리보다 그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화면은 주로 여자 쪽에 포커스를 맞춰 가는데, 엔딩에선 남자를 비추며 의미있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새로 만나기 시작한 미모의 여자친구가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관객들에게만 보여주는 표정은 어쩐지 이 사랑도 오래갈 것 같지 않다는 느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난 뒤 마음이 너무 아파 다음 날 일어나 자기 스스로에게 말을 걸며 부르던 노래가 바로 제목으로 쓴 굿모닝 하트에이크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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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의 옷을 감추고 아이 셋을 낳으면 하늘로 돌아갈 생각을 접을 것이라는 순진한 나뭇꾼의 이야기처럼, 이 영화는 사랑의 유효기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 현실적 소재의 러브스토리인 셈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굿모닝 하트에이크 (2014)

Good Morning Hearta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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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나 네그리
출연
알바 로르와처, 마코 포쉬, 발렌티나 로도비니, 마시모 드 산티스
정보
로맨스/멜로 | 이탈리아 | 93 분 | 201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