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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행기 - [리뷰]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효준선생 2013. 12. 23. 07:07

 

 

 

 

 

 

   한 줄 소감 : 삶은 속도가 아닌 방향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다

 

 

 

 

 

덩어리가 큰 미국에선 비행기에 농약 분무기를 장착해 일손을 더는 모양이다. 물론 그 비행기를 모는 건 기계가 아닌 사람이겠지만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거 말고는 그저 농촌 일손을 더는 농기구에 불과한 그 비행기들이 인생 역전을 꿈꾼다는 이야기가 바로 영화 비행기의 모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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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전형적인 개천에서 용난다는 자수성가형 성공기다. 하지만 오로지 주인공으로 나오는 더스티라는 이름의 농약 분무용 비행기가 혼자만의 힘으로 세계 활공대회에서 우승한다는 단순한 스토리는 아니었다. 비행과정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지금은 한물 간 베테랑을 위한 헌사, 그리고 무엇보다 다들 안될 것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세태에서 노력하면 결코 안될일은 없다는 신념의 과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비로 비행기와 각종 차량이라는 기계의 모습을 따다 붙였지만 사람으로 치환해서 보면 흥미롭다. 사람의 형상은 한 장면에서도 등장하지 않았고 비행기가 아닌 인물 군에겐 모두 자동차의 모습을 덧 입혔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영화 제작사의 전작인 영화 카의 이미지를 따다 붙였다. 땅위에서 호쾌한 레이싱을 펼치던 장면이 인상적이던 시리즈에서 이번엔 하늘을, 그것도 세계 곳곳을 다녀야 하는 월드 투어라는 설정때문인지 각국의 문화와 지형들이 특색있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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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참가한 비행기들의 국적에 따라 주요한 이미지와 색감들이 입혀졌는데 영국은 국기인 유니언 잭의 주요 색감을, 멕시코는 녹색을, 그리고 인도는 커리 색인 노랑색과 전통의상을 매치시켰다. 주인공인 더스티는 주황색을 주조로 사고를 당한 후반부엔 보다 강렬한 이미지로 변모했다.

 

 

 


농약이나 뿌리던 낡고 작은 비행기가 전문 활공 비행기들 사이에서 대륙간 이동을 하고 중간에 경쟁자의 악랄한 방해공작을 받으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건 그동안 그가 오로지 일등만을 목표로 하지 않았던 賞 이었다. 추락위락의 동료 비행기를 유도비행으로 구해내고, 레이스 도중 사랑에 빠진 비행기에게 중매쟁이 역할을 하는 등 그에겐 우승이라는 목표 이상의 인간애가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해 부리나케 어디론가 달려가고는 있지만 그게 옳은 길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는 요즘,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성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정의가 상실되고 극심한 이기주의가 그 어떤 삶의 가치를 압도하는 요즘, 차라리 더스티같은 보잘 것 없는 비행기 한 대가 주는 교훈이 더 크게 느껴진다. 공중에서 활공하는 장면들이 반복되는 장면에선 비록 2D임에도 상당한 입체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비행기 (2013)

Planes 
8
감독
클레이 홀
출연
발 킬머, 테리 해처, 존 크라이어, 카를로스 엘라즈라퀴, 스테이시 키치
정보
애니메이션, 가족, 어드벤처 | 미국 | 92 분 | 201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