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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썬더와 마법저택 - [리뷰] 친하게 지내요. 또 하나의 가족

효준선생 2013. 12. 13. 07:09

 

 

 

 

 

 

 

   한 줄 소감 : 그토록 집을 사수하고자 한 이유, 가족을 만들기 위한 애틋함이...

 

 

 

 

 

 

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유난히 길 고양이들의 출몰이 잦다. 미루어 짐작컨대 아파트에서 키우던 고양이들을 유기했고 그 녀석들이 새끼를 낳아 그렇게 개체수가 많아진 것 같다. 체형을 보니 강아지만한 것도 보이고 새끼로 보이는 작은 녀석도 있다. 차들이 활보하는 단지를 가로 질러가다 운 나쁘게 로드킬 하는 경우도 있고, 날씨가 추워지자 아파트 안쪽까지 들어온 녀석들도 있다. 반갑지는 않지만 한때는 사랑을 받고 자랐을 녀석들이 한데로 내몰려 방황을 하는 걸 보니 책임지지 않는 인간의 가벼움이 서글퍼졌다.

 

 

 


유기견, 유기묘가 사회문제가 될 정도인 요즘, 걸맞는 만화 영화 한 편이 나왔다. 영화 썬더와 마법저택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썬더가 바로 유기묘다. 우연히 마술사 할아버지의 집으로 들어온 그는 다들 멀리하는 와중에 할아버지의 총애를 받아 이름도 얻었지만 그곳의 터줏대감들의 텃새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아직은 어린 썬더에겐 또 하나의 할 일이 생겼으니, 바로 할아버지의 집을 지키는 일이다.

 

 

 


할아버지는 이미 오래전에 은퇴한 마술사지만 여전히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어린 환자들을 위해 마술을 한다. 영화에서 유난히 썬더를 경원시 하는 토끼와 모르모트도 바로 마술 도구였다. 불쑥 나타나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함에 못마땅한 그들을 썬더를 내쫒을 생각만 가득하고 의인화된 장난감들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만약 썬더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입양아로 보면 적당할 것 같다. 잘 사는 집에 들어가 눈칫밥도 먹고 친해지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 있지만 위기가 닥친 뒤 문제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선다면 비로소 진심어린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바로 이 부분이 이 영화가 어른과 아이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다.

 

 

 


이런 영화엔 꼭 악역이 하나 나오곤 하는데 이번 영화에선 할아버지의 조카가 그 모양이다. 할아버지의 집을 빼앗아 팔려고 하는 그의 눈엔 할아버지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집안의 보물들이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공연을 마치고 귀갓길에 사고를 당한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뒤, 그는 찾아오는 고객들을 위해 온갖 설레발을 치지만 썬더와 친구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애를 먹는다.

 

 

 


영화를 보면서 집구경 하러 온 고객들을 골탕먹이는 장면은 어린 시절 살던 집에 이사하기 싫어 일부러 집안의 전구를 빼놓거나 방청소를 하지 않았던 철없던 시절이 떠올랐다. 하지만 아이들의 의견은 절대 반영될리 없었고 그렇게 수차례 이사를 다니며 내 집이라는 생각은 점점 사라지고 말았다.

 

 

 


썬더에게도 내 집이라는 건 지켜야 할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시 가족이라는 걸 느꼈건만 집이 팔리면 자기는 다시 거리로 내몰리지도 모른다는 생존에 대한 강박으로 보인다. 그러니 다른 녀석들 보다 전면에 나선 것으로도 보인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어갈 리는 없다. 그만한 댓가를 치러야 했고 썬더에겐 또 하나의 가족들이 생긴 셈이다. 비주얼 자체가 정말 귀엽고 하는 짓도 밉지가 않다. 조연으로 나온 여러 가지 캐릭터들과의 조화도 만족할 만하다.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겐 의미가 있고, 버려진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만한 영화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썬더와 마법저택 (2013)

The House of Ma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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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벤 스타센, 제레미 데그루손
출연
조현정, 엄상현, 정찬우, 김태균, 박영재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가족 | 벨기에 | 86 분 | 201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