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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 [리뷰] 서로 돕고 경쟁하며 자란다

효준선생 2013. 12. 10. 07:07

 

 

 

 

 

 

    한 줄 소감 : 키는 작지만 할 것은 다하는 그들의 모험 성장기록,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霍比特人2:史矛革之战 The Hobbit 2

 

 

 

편에서 호빗과 간달프 그리고 소린이 이끄는 13명의 난쟁이 족들은 맹룡(猛龍) 스마우그에 의해 빼앗긴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해 뜻밖의 여정을 떠나는 걸로 마무리지었다. 1년 전 영화 호빗의 등장은 수많은 반지의 제왕 매니아들과 영화 팬들의 기대를 받았고 연출을 맡은 피터 잭슨이 선사한 황홀경의 세상 속으로 빠져들었다. 전편 엔딩 장면에서 살짝 공개된 금붙이 속에 모습을 드러낸 스마우그의 험악한 인상이 기억에 남는데 2편이라 할 수 있는 영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는 그 다음이야기를 바로 시작하기 전 소린이 왜 이들과 함께 무리를 지어 잃어버린 고토(故土)를 찾아나서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넘어간다.

 

 

 


이번 시리즈에선 전편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어드벤처 장면들을 유감없이 보여주려 애를 쓴다. 미처 가보지 못했던 미지의 땅을 모험하는 건 위험천만하다. 별다른 무력(武力)을 갖고 있지도 않고 심지어 쓸만 한 무기도 없다. 그저 함께 다니며 알아서 그때그때 위험을 헤쳐 나가는 것뿐인데 그 모습들이 연출의 도움을 받아가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영화는 스마우그로 대표하는 힘센 자들, 남의 나라를 강제로 침탈한 세력과, 다시 되찾으려 하는 그들을 수시로 방해하고 나선 오크족이 있는 반면,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 그들을 구해주는 숲 속의 요정 엘프족도 있다. 전편에 나오지 않았던 호수마을의 정상적인 사람들 역시 이들을 비호하는 주요한 세력이다.

 

 

 


이렇듯 이 영화는 단순히 잃어버린 땅을 되찾는 상대적으로 나약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은 것 같아 보이면서도 하나의 집단과 또 다른 집단이 적대적 공생관계, 혹은 경쟁적 우호관계등으로 나뉘어 존립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줌으로서 요즘의 국가대 국가간의 외교관계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엘프족의 경우, 난쟁이 일행이 숲 속에서 거대거미의 습격을 받았을 때 목숨을 구해주었으면서도 바로 감옥에 가두었고, 그들이 탈옥한 뒤 오크족의 공격을 막아낸 것도 그들이다. 마냥 선린(善隣)일 수만은 없지만 그들을 가장 유효적절하게 도와줄 수 있는 애증이 교차하는 우방인 셈이다.

 

 

 


또 하나의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한다. 바로 초반에 등장하는 베오른이다. 종족이 오크족에게 몰살당하고 숨어지내는 그다. 낮에는 거칠기 짝이 없는 흑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집에 돌아오면 야성이 물씬 풍기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 역시 난쟁이 족을 결코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오크족에게 반감을 갖고 있기에 난쟁이 편에 선 것이다.

 

 

 


무엇이 튀어 나올지 모르는 숲속, 그리고 급류가 휘도는 계곡, 뜻밖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호수마을과 이들의 목적지인 스마우그 소굴. 이번 시리즈에서 구경할 수 있는 스팟들이다. 난쟁이들은 이곳을 지나며 마치 미션을 수행하는 게이머처럼 행동하고 정 난감한 상황이 되면 빌보의 절대반지 덕을 톡톡히 보기도 한다. 이들은 스마우그와 맞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호빗시리즈는 좀 디테일하게 따지면 결국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빌보의 성장기다. 작은 집에서 혼자 살고 있던 농촌 총각 빌보가 난쟁이들과 마법사 간달프의 반 협박성 강권에 못이겨 떠난 험난한 여정에 그는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의 자신을 보며 대견해 한다. 처음엔 상당히 어색해 하던 모습이지만 동료들이 다 포기했던 열쇠구멍 찾기와 거미들을 무찌르며 동료를 구해내며 그는 자신에게 숨어있던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빌보의 모습을 보면 마치 청소년이 어른들과 어울리며 성인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혼자서라면 결코 하지 못했을 일들도 엄청 현명하지는 않지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팀웍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사회성을 키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빌보에겐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스마우그와 맞서는 일도 일차적으로 그에게 우선권을 주는 모습이 그랬다.

 

 

 


한편 스마우그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그 역시 따지고 보면 외로운 존재다. 가족도 없이 험한 산속 동굴 안에서 훔쳐온 금화 따위를 이고 사는 모습이 안되어 보인다.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오금을 저리지만 그에게 필요한 건 빌보와 난쟁이들의 뜻하지 않은 방문으로 인해 생활의 자극을 받고 싶어한 건 아닐까 억측이지만 동양에선 신의 영역에 있는 용이 서양에선 마치 악의 화신처럼 대접받는 것도 이 영화가 지향하는 의미있는 포인트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호수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해보면 그들은 예전엔 에레보르 왕국의 지배를 받았던 지역의 신민이었다. 지금은 스마우그의 위협에선 다소 멀어졌지만 우매한 영주의 관할로 근근히 먹고 사는 데 바쁜 가난한 마을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품성은 무척 선량하다. 이들에게도 똘똘한 통치자가 있다면 지금보다는 나을 것 같아보이고 이번 영화에서 그런 인물도 보인다. 우연히 등장한 난쟁이들과 이들의 목표가 일치하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다음편에선 확실하게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무려 161분을 달리고도 아직 더 달려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2년 동안 겨울이면 호빗의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니 몸이 기억하게 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2013)

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 
9.1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차드 아미티지, 케이트 블란쳇, 올랜도 블룸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뉴질랜드 | 161 분 | 201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