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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스케이프 플랜 - [리뷰] 이건 약속이랑 다른데...

효준선생 2013. 12. 11. 07:09

 

 

 

 

 

   한 줄 소감 : 마치 마술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탈옥에 대한 미학적 묘사

 

 

 

 

 

술하는 걸 유심히 보면 그것들이 물리적 눈속임을 알아챌 수 있다. 물론 규모도 크고,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농후하다면 깜박 속아 넘어가게 마련이지만 대개는 그 원리를 알고 나면 별거 아니라는 반응이다. 그래서 몇몇 고난도의 마술은 그 과정이 베일에 쌓여있다. 그런데 몇 년전 한 마술사 이런 마술의 비밀들을 폭로하는 바람에 업계에서 따돌림당하고 제명되었다는 소문도 들은 바 있다.

 

 

 


마술뿐 아니다. 중국의 변검도 오랫동안 그 비밀스러운 작업에 대해 모두들 함구했다. 심지어 외국인들에겐 수제자로 들어가는 길조차 봉쇄했다고 하니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서도 여전히 감탄해마지 않는다. 이렇게 인간이 하는 어떤 것들은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인 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잠재 규칙이란게 있다.

 

 

 


세상엔 수많은 직업들이 있다. 그 중에 탈출 전문가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나. 범죄자가 늘면서 감옥도 늘지만 알려지지 않는 사실에 따르면 탈옥수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삼엄하기로는 이름 높은 이들 감옥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들 감옥이 가지고 있는 허술함을 밝혀 내기 위해 일부러 수감생활을 자처하며 탈옥의 기회를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는 사람을 그렇게 부른다.

 

 

 


영화 이스케이프 플랜은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탈출 전문가, 정확하게는 감옥의 허술함을 일깨워 보다 견고한 감옥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직업을 가진 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바로 실베스터 스탤론이다. 람보나 록키로 상징되는 그는 여전히 터질 것 같은 근육질의 몸매를 소유하고 있다. 영화 초반부터 멋지게 감옥을 탈출하는 쇼타임을 보여주더니만 이번에 거액을 내건 정부기관으로부터 탈옥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구성을 체크해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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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최고의 전문가인 그는 자존심을 내세워 그러자했고 그가 눈이 가리워진 채 도착한 곳은 그가 경험하거나 생각했던 그런 감옥이 아니었다. 그는 호언장담했던 것처럼 이 감옥에서도 유유히 빠져나가 그의 프로필에 한 줄 추가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팔자에도 없이 언도된 형기를 살고 나와야 할 것 인가.

 

 

 


감옥에 들어가서 체험을 해야한다는 이 영화의 설정은 얼핏보면 코미디같다. 그 안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마치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무마할 수 있는 비밀코드처럼.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마치 약속한 곳과는 다른 곳에 와버린 것 같다. 혼란은 거기에서 가중된다.

 

 

 


새로운 감옥에서 빠져 나가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려고 꾀를 내보지만 이곳은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가 혼자로 안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빌어야 했고, 그렇게 만난 인물은 무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다. 이 두 사람, 90년대 액션영화를 양분하다시피한 베테랑이 아니던가. 그렇게 과거의 영웅들은 의기투합하고 말도 안통하는 그곳에서 빠져나오기로 약속을 한다. 하지만 그들을 가로 막고 있는 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걸려 있으니, 그들은 제 명에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아놀드의 정체는 또 무엇일까

 

 

 


두 번에 걸쳐 등장하는 감옥신은 폐소공포를 야기할 정도로 답답하다. 죄를 지었으면 당당하게 죗값을 치러야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그들 때문에 간수들도 고민스러울 법하다. 특히 검은 가면을 쓰고 일하는 간수들의 모습에서 냉정함을 읽어낼 수 있지만 마치 모든 걸 꿰뚫고 있는 것 같이 발언하는 교도소장의 모습이 살벌하다.

 

 

 


영화 후반부는 이들의 탈출 과정이 그려진다. 생각하지 못한 장면들이 연속하고 그 와중에 도우미로 자청하는 인물의 안타까움도 전해진다. 이 영화는 마치 취미생활로 즐기던 일들이 실전처럼 벌어졌을때 대처해야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이미 노장이 되어 버린 두 사내의 사연들이 얽혀있다. 오락물로서는 상당히 짜임새가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이스케이프 플랜 (2013)

Escape Plan 
8.8
감독
미카엘 하프스트롬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터 스탤론, 제임스 카비젤, 50 센트, 샘 닐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115 분 | 201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