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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라미스드 랜드 - [리뷰]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효준선생 2013. 12. 9. 07:07

 

 

 

 

 

 

   한 줄 소감 : 좁은 땅에서 복닥거리며 사는 우리에게도 메시지가 크다

 

 

 

 

 

 

을 사들이기 위한 협상을 하기 위해 한적한 시골마을에 나타난 빨간 자동차의 시동이 잘 걸리지 않을 때부터 그들의 소임이 잘 성사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들은 그 마을에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셰일가스를 채굴하기 위해 마을 땅을 구매하기 위한 전략적 협상팀이었고 마을 사람들로서는 개발 이익 때문인지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영화 프라미스드 랜드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미국의 어느 시골 마을을 중심으로 개발론자와 환경론자의 첨예한 갈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문제시되는 이슈를 드라마와 섞어 보여준 걸작이었다. 이는 최근 한국에서도 거대 송전탑을 설치하는 문제로 마을 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은 바 있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官의 힘이 아닌 오로지 대기업의 목소리만을 등장시켜 문제의 소지를 최소화했는데, 바로 이 점이 이 영화가 단순히 환경 대 개발이라는 이분법만으로 재단되는 영화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조금 더 낭만적으로 말하자면 주인공으로 나온 협상전문가의 일처리를 통해 과연 진실이란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 것으로 충족하는지, 혹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건 아닌지, 무엇이 정의이며무엇이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이 영화의 결론이 개발인지, 아니면 환경을 생각해 없던 일로 하는 지 여부는 크게 중요한 건 아니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자칭 환경단체에서 나왔다는 한 남자의 등장과 퇴장이 불러온 기막힌 설정때문이기도 하다. 올해의 최고 반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의 마지막 선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못할 것이 없다는 기업의 탐욕의 그림자이기도 하다. 물론 그런 행위를 탐욕이라고 매도만 할 수는 없지만 영화 속에서 만들어진 가짜 진실이 모두를 놀라게 했을 때 또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던 것도 사실이었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힘들면 거기에 맞는 반응을 보인다. 대신 그 땅을 일궈먹는 사람들이 땅을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영화에서처럼 엄청난 개발이득에 눈 먼 사람들은 현실의 궁핍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고,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에겐 그런 모습들이 언짢게 보일 뿐이다.

 

 

 


구릉지로 된 마을, 배운 것도 별로 없고 가진 것도 없이 소작을 하는 마을 사람들이 아주 글로벌한 기업이 보여준 만행 앞에서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의심을 하거나 신뢰를 보이는 것뿐이다. 그리고 두 가지 중 하나의 선택이 알고 보니 모두 함정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그들의 삶은 결국 황폐화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땅은 자신이 태어난 모친의 뱃속과도 같다. 내가 밟고 선 이 곳이 조금 마음에 안든다고, 설령 돈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걸 잘 알 것이다.

 

 

 


영화에선 그 땅의 진짜 주인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신산한 삶의 연속이다. 어쩌면 기업이 아닌 은행이 차지하게 될 지도 모르는 땅이다. 그래도 오늘 그 땅의 진짜 주인은 흙을 밟고 선다.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걸 그곳을 떠난 뒤에 알 수 있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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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달인이자 전도가 유망했던 한 젊은이에게 바로 이런 교훈을 남겨준다. 어린시절 자신이 살던 곳에 공장이 들어서며 떠나야 했던 고향땅. 이제 또 다른 아이들에게 돈을 줄 테니 이곳을 떠나라 라고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는 명단을 들고 각 가정을 돌며 이런 말을 한다. 이 땅의 주인이 당신이냐고. 울림이 큰 영화 프라미스드 랜드였다.

 

 

 


주인공으로 나온 맷 데이먼과 자칭 환경운동가로 나온 존 크래신스키의 조합이 잘 어울린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프라미스드 랜드 (2013)

Promised Land 
9.1
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맷 데이먼, 존 크라신스키, 프란시스 맥도먼드, 로즈마리 드윗, 스쿠트 맥네이어리
정보
드라마 | 미국 | 106 분 | 201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