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하루 - [리뷰] 사랑하기에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

효준선생 2013. 12. 1. 12:02

 

 

 

 

 

 

  한 줄 소감 : 짧은 인연, 금세 지나갈 수도 있는 사랑을 보다

 

 

 

 

 

 

랑해서 함께 있지만 간혹 의견차이로 싸우기도 하지만 없어서도 못 살 것 같은 사람을 반려자라고 부른다. 내 반쪽이지만 단 한번의 말다툼으로 영원히 다시 볼 수 없는 세상에 던져진 그를 찾아 나선 한 남자의 이야기가 영화 하루의 주요 아이템이다.

 

 

 


지금부터 얼마 멀지 않은 미래, 케어센터의 로봇 큐이치(Q-1)은 부름을 받고 남자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가 찾아간 곳은 쿠루미라는 여자가 혼자 살고 있는 가정집, 마치 히키코모리처럼 오실(奧室)안에 사는 그녀는 낯익은 방문자를 박대한다. 그리고는 하고픈 말은 큐빅에 글자를 써서 던져줄 뿐이다. 대체 그녀는 누구이며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이 영화는 무척이나 사랑했던 두 남녀가 비행기 사고로 한 사람이 죽은 뒤, 기계문명의 힘을 빌려 위로받는 과정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남겨진 자의 고적함이 관념적으로 느껴진다.

 

 

 


사전 정보 없이 보기 시작하면 불쑥 만들어진 남자와 여자가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여자가 줄기차게 고집하는 몇 가지 아이템들, 특히 단추, 기린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특히 이 영화가 60분짜리 중편 영화인지라 마음이 조급해지기까지 할 것이다.

 

 

 


영화 초반부는 하루라고 부르는 남자와 쿠루미라고 부르는 여자 사이의 밀고 당기는 관계가 볼만하다. 여자가 원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들어주려고 하는 남자와 불쑥 로봇이 만든 가짜 하루는 싫다고 여자 사이에서 추억의 앨범 속 사진이 현재와 오버랩되는 장면에서 조금씩 이들의 과거 사연을 엮어낼 수 있다.

 

 

 


이 영화 역시 러브스토리지만 시간의 흐름대로만 나열되지도 않고, 결정적인 포인트 한 장면이 반복되면서 반전을 가져온다. 가난 때문에 불거진 말다툼, 그 때문에 지금 자신의 반쪽을 잃게 된 남겨진 자의 가슴앓이들이 절절하다.

 

 

 


작은 기념품 가게를 비춘다. 그 안에서 붉은 색 단추 하나가 빛을 발한다. 그 단추를 보고 있노라니 단추를 팔면 얼마나 벌까 그걸로 밥은 먹고 살까 하는 속물적 추정을 해보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만큼 마음을 풍요롭게 채워줄 것은 없다는 게 이 영화의 주제라면, 지금 사랑하는 커플에겐 이 영화가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 돈 만이 모든 사안의 핵심으로 인정받는 요즘 같은 때, 이 영화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엔딩 타이틀을 채우는 따뜻한 질감의 그림들과 듣고 있으면 자꾸 듣고 싶어질 주제가 역시 놓칠 수 없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하루 (2013)

H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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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키하라 료타로
출연
호소야 요시마사, 히카사 요코, 미야노 마모루, 츠지 신파치, 오오키 타미오
정보
애니메이션, 로맨스/멜로, SF | 일본 | 60 분 | 201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