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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틀러:대통령의 집사 - [리뷰] 비주류로 살아남는 방식 2選

효준선생 2013. 11. 30. 07:09

 

 

 

 

 

 

   한 줄 소감 : 인권문제에 관한한 미국도 여전히 고민 중

 

 

 

 

 

 

국 대통령이 사는 공간, 무소불위의 권력 중신에 그가 있지만 그의 곁에는 수많은 서포터들이 있다. 혹자는 시종이라고 가볍게 부르지만 그들이 없다면 대통령 역시도 일개 촌로들처럼 직접 밥도 지어먹고 찻물도 끓여야한다. 영화 버틀러의 주인공 세실은 바로 그 여러 가지 역할 중에서 주전자를 주로 다룬 인물이다.

 

 

 


단순히 미국 현대사에서 대를 이어왔던 여러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신 독특한 이력의 한 남자를 그리기 위한 영화는 아닌 듯 했다. 1926년 미국 남부의 목화밭에서 노동을 하는 한 소년의 모습과 그곳에서 아버지를 잃게된 사연, 그리고 어려서부터 백인들 세상이던 그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처세를 해야 하는 지 고민을 해왔던 세실이라는 흑인을 통해 주류가 아닌 마이너리티로서 사는 법, 그리고 전제군주 시절엔 있을 리 없었던 인권이라는 화두를 꺼내 들여다본다.

 

 

 


누군가는 미국을 마치 현존하는 최고의 완성체 국가라고 보기도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그야말로 편견임을 알 수 있다. 인구의 10% 이상이 흑인이지만 그들이 지금처럼 백인과 얼추 비슷한 사회적 지배력을 가지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곳곳에선 흑인 혐오와 차별이 존재하지만 이 영화에서 비춰진 모습들은 훨씬 심했다.

 

 

 


세실이라는 인물이 백악관에 들어가게 된 데는 눈 감고, 귀 막고, 입 막는다는, 그가 흑인이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한 살아남는 방법 때문이었다. 물론 백악관에서 근무하면서 들은 이야기를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건 백인직원들에게도 공통된 의무겠지만 영화에선 그 점이 엄청나게 크게 작용한다. 비약이지만 세실이 버틀러로서 무려 34년이나 근무했다는 사실은 그의 성격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이야기꺼리인 흑인인권 문제에 대해 그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바로 그의 장남이 그 역할을 자임했다.

 

 

 


세실과 장남 루이스는 성인이 된 이후부터 본격적인 대립 각을 세운다. 이른바 의식화 교육을 받은 그, 수시로 경찰서에 불려다니는 그는 말 잘듣는 공무원인 아버지와는 정반대의 길을 간 셈이다. 편년체인 이 영화는 실제 미국에서 벌어졌던 흑인 인권과 관련된 사건, 사고들을 기록물을 통해 소개하고, 그 중심에 바로 루이스가 있는 것으로 처리했다.

 

 

 


결과적으로는 아들인 루이스의 승리로 끝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어린 시절, 백인의 이유없는 총질로 아버지를 잃고 난 뒤, 세실이 보여준 삶의 방식과 더 이상 피부색만으로 차별을 받으며 살 수는 없다는 아들 루이스의 그것이 근원적으로 달라 보이는 건 없다.

 

 

 


사실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을 보조하는 일로 평생을 묵묵히 살았다는 건 그만큼 속앓이도 심했을 것이다. 세실의 부인이 보여준 히스테리에 가까운 반응, 그리고 그 오랜 세월 무려 8명의 대통령의 각기 다른 개성을 받아내며 견딘 건, 그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었다며 정말 반가워하던 그의 모습에서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피부색이라는 천부의 조건이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게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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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유진 앨런이라는 실제 인물을 기초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주인공 세실 역을 소화한 포레스트 휘태커는 생김새뿐 아니라 원래 그가 가진 묘한 카리스마를 연기에 포함시켜 보여주었다. 마치 흑인 영화에 자신이 빠지면 쓰겠냐며 분투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장면으로 자신을 백악관으로 불러올린 백악관 사무관에게 임금인상을 주장하다 면박당하고 돌아서던 장면과 사임직전 또 한 차례 같은 주장을 하며 보여준 서로 다른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버틀러 : 대통령의 집사 (2013)

Lee Daniels' The Butler 
9.2
감독
리 다니엘스
출연
포레스트 휘태커, 오프라 윈프리, 로빈 윌리엄스, 알란 릭맨, 존 쿠색
정보
드라마 | 미국 | 132 분 | 201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