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안녕?! 오케스트라 - [리뷰] 참여할 수 있음에 잊을 수 있다

효준선생 2013. 12. 1. 07:09

 

 

 

 

 

 

   한 줄 소감 : 음악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치료제

 

 

 

 

 

 

처드 용재 오닐이 연주하는 섬집아기를 들을 때 결국 터졌다. 아마 처음부터 그때까지 농축된 눈물이 흘렀던 모양이다. 그저 비올라 연주일뿐인데도 그런 감정이 들었던 건 용재 오닐이 영화 속에서 여러 차례 밝혔던 자신의 가정사, 그리고 아이들을 돌보면서 전이된 연민의 정같은 것 때문이다.

 

 

 


영화 안녕, 오케스트라는 MBC의 다큐프로그램을 90분짜리로 정리해서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이미 봤던 부분도, 보지 못한 장면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용재 오닐과 스무명 남짓의 아이들이 속삭이듯 들려준 개인적 아픔과 현재의 결핍이 인터뷰를 통해 절절하게 전해졌다. 무엇이 이들에게 악기를 들게 한 힘이었을까 단순히 음악이 좋아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절반 넘는 아이들은 이국적으로 생겼다. 심지어 아주 까만 피부를 가진 아이도 하나 있었다. 그들의 부모들은 대개 한국인과 외국인의 결합인데, 소위 혼혈아들은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받았던 귀따가운 차별적 발언에서 그들은 자유로워 보이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게 위축되었고 소극적이었다. 또 그런 감정을 어디다 대고 풀때도 없이 혼자 가슴에 안고 끙끙매던 차였다. 바로 그때 용재 오닐과 몇몇의 음악 선생님이 나서서 악기를 들려주었고 그들은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악기를 다뤄본 적이 있다면 그 부담스럽고 어렵기만 한 현악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세심하게 켜지 않으면 절대 고운 음색이 나오지 않는 현악기를 두고 아이들은 마치 새로운 세상에 내던져진 것같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대중 앞에서의 공연이라는 목전의 과제에 확실히 적응을 해나갔다.

 

 

 

 

아이들이 좌충우돌 하면서도 조금씩 악기와 익숙해지는 과정 속에서 이번엔 용재 오닐의 속마음이 드러났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어린 시절 감내하기 힘들었던 차별, 편견, 질시등을 어렵사리 털어놓았다. 특히 가족에 대한 언급에선 그도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했다. 당연히 눈물이 동반되었다.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할 것이다. 비올라를 해서 그 정도로 유명해졌으면 더 아쉬울 것도 부러울 것도 없지 않느냐는, 하지만 그가 그 정도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심정적으로 이겨내야 했던 건 다른 사람에 비해 곱절은 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어린 시절의 심리적 주눅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기 힘들지 않았을까

 

 

 

 

아이들과의 합동 공연, 서로 조금씩 피부색도 다르고, 집안 환경도 다르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함께 살아야갈 할 운명이라면 이렇게 음악과 친구들이 있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가 나서서 격려한다. 우리가 잘 못하면 용재 오닐 아저씨가 욕을 먹을 거라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이제 갓 열 살을 넘긴 아이들에게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가 터득할 기회였고 연주 실력은 아직 엄청나다고 하긴 어렵지만 혼자만 잘 해서는 안되는 오케스트라의 특성상 이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 이상을 배운 셈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안녕?! 오케스트라 (2013)

Hello?! Orchestra 
9.5
감독
이철하
출연
리처드 용재 오닐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85 분 | 201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