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오싱 - [리뷰] 가난한 집 장녀로 산다는 건

효준선생 2013. 11. 28. 07:08

 

 

 

 

 

 

   한 줄 소감 : 이런 아역배우 진짜 처음 본다. 소름끼칠 정도다

 

 

 

 

 

 

주 가끔은 신파 영화를 보며 눈물을 훔치고 싶을 때가 있다. 햇볕을 많이 볼 수 없는 가을이나 겨울이 되면 더더욱 그런데 이럴때 영화 오싱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원래 이 영화가 개봉한다고 했을때 1985년에 개봉했던 오리지널 버전의 재개봉인줄로 알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포스터에 등장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요즘 아이 같은 느낌이 들어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리마스터링이 아닌 리메이크 영화라 했다.

 

 

 


1907년에서 이듬해까지의 일본 어느 시골마을에 살던 오싱이라는 7살 난 소녀의 인생역정을 서정적이면서도 감수성을 듬뿍 담아낸 아름다운 영화다. 대사로 소개되지만 그녀의 이름 오싱은 阿信의 일본어 발음으로 굳이 한국어로 치환하자면 “믿음이” 정도 될 것 같다. 

 

 

 


아직은 부모의 품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야 마땅할 나이의 꼬마지만 모진 세파와 가난은 그녀를 노동의 현장으로 내몰고 만다. 이웃마을 함바집(일꾼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쌀 한가마니에 팔려간 그녀는 구박데기 식모의 삶을 시작한다. 그 차가운 얼음 물에 기저귀를 빨고 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한다. 하지만 천성이 낙천적인 오싱은 생글거리는 얼굴을 잊지 않는다. 하지만 할머니가 챙겨진 돈 50전 짜리 동전 때문에 도둑으로 몰리고 그녀는 또 다른 인생을 찾아 나선다.

 

 

 


영화의 대부분은 이렇게 집에서 나간 오싱이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부모가 아닌 다른 어른들로부터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냥꾼의 오두막, 그리고 다시 집, 읍내의 부잣집 가게등을 비추는데, 어디서든 오싱의 모습은 한결같다. 7살 소녀의 모습이 아닌 성인처럼 일을 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혹은 애처롭게도 보였다.

 

 

 


상대적으로 아직 어린 딸을 내세워 먹을 것을 얻어내고 다시 돌아온 딸에게 마치 출가외인을 대하듯 하는 친부의 모습은 욕을 얻어먹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당시의 시대상, 대부분의 장정들은 전쟁터를 끌려 나가고 남겨진 부녀자들에게 하루하루 연명을 한다는 건 나름의 전쟁이었다. 약간의 노동력만 있으면 허드렛일이라도 해야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으니 지금의 기준으로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가질 수 밖에 없는 측은지심은 여러 곳에서 발휘되었다.

 

 

 


특히 일하는 사람이 필요없다고 내보려고 하자 그 자리에 납작 엎드려 자신이 일을 하지 않으면 가족이 굶어 죽는다고 하는 장면에선 눈물이 그렁거렸다. 다들 자기 하나만 아는 요즘 아이와 비교하면 그런 효심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처음 문제가 되었던, 할머니의 유품이나 다름없는 동전을 펴보는 순간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의 숨어 있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反戰이었다. 사냥꾼 집에 기거하는 젊은 남자 역시 사람을 죽이는 전쟁을 피해 탈영을 한 것이고 오싱에겐 지식을 건네준 스승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가 오싱에게 들려준 전쟁에 대한 정의와 일본하면 떠오르는 호전적인 이미지가 오버랩되며 상당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

 

 

 


엄마 딸로 태어나서 행복하다며 자식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엄마를 향해 빙긋이 웃는 오싱, 그녀가 언젠가 아이들의 엄마가 되면 그녀에게 비로소 삶의 평온이 찾아 올 수 있을까 이 영화의 주인공인 오싱은 실제 일본의 유명 실업가의 모친이 모티프였다고 한다. 비록 몇몇 장면에서 다소 과한 감정이입을 유발하고 주인공 몇몇을 제외한 인물들의 행위에서 개연성 부족이 느껴지지만, 설국을 연상케 하는 배경과 그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미술등,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착한 영화였다. 특히 초등 고학년 여학생이나 여중생이 보면 많은 생각이 들것 같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오싱 (2013)

Oshin 
8.4
감독
토가시 신
출연
하마다 코코네, 우에토 아야, 이나가키 고로, 이즈미 핀코, 키시모토 카요코
정보
드라마 | 일본 | 109 분 | 201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