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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은 당신 - [리뷰] 삼신할매를 기다리다 지쳐

효준선생 2013. 11. 27. 07:09

 

 

 

 

 

 

   한 줄 소감 : 두 사람지만 늘 허전하다고 느낀다면 이 영화를...

 

 

 

 

 

 

청 잘 부르는 노래는 아니지만 그녀의 뭔가에 끌리듯 매일 그 펍에 찾아갔다. 그녀가 노래를 마치면 그제서야 자리를 일어났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그녀가 매일 찾아와 같은 자리에서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던 남자에게 아는 척을 했다. 술을 마시고 일행과 수다를 떠느라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던 차에 누군가 제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인연이 되었다.

 

 

 


영화 사랑은 당신은 이탈리아의 멜로드라마다. 인연처럼 다가서 사랑을 나누고 이내 동거에 들어간 지 6년, 아직 결혼이라는 말이 너무 어색할 지경인데 결혼식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두 사람 사이에서 채워지지 않았다. 바로 아이였다. 이웃집 아이, 동생의 아이등, 그들은 아이를 원했지만 삼신할매는 그 집에 찾아올 생각을 깜빡한 모양이다.

 

 

 


서구인들의 사고는 이런 방면에선 상대적으로 유연해 보인다. 결혼을 하지 않은채 임신을 하기라도 하면 마치 대역죄인을 보듯 하거나 심지어는 인공유산을 권하기도 하는 우리들과는 달리 결혼이라는 형식보다는 육아라는 알맹이에 더 관심을 갖는 그들, 언젠가 결혼은 할 수 있는 문제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이러다 아이를 못 갖는 건 아닌가 싶어 조바심이 난다.

 

 

 


남자는 여자 몰래 정액검사를 받고 여자는 혹시 담배를 피우는 자기때문이가 싶어 불안해 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두 사람이 사랑하면서도 자꾸 아이를 염두해 두는 건 현실의 그들의 입지가 불안해서 일 수도 있다. 가족들에게도 서로를 소개하며 그냥 부부처럼 지내면서도 아이를 보면 왠지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그들.

 

 

 


라틴어 전공을 하고 고서적 읽는 걸 취미로 하는 호텔 매니저인 남자와 싱어송 라이터를 꿈꾸고 항공사 직원으로 일하는 여자, 생활은 무척 바쁘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6년이라는 세월동안 남들은 권태라 부르는 것이 어느새 찾아온 걸지도 모르고, 사랑이 정으로 조금씩 변하가는 순간, 사랑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가 눈에 들어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자기 마음과 같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서 이들이 선택한 길은 한 사람에겐 마음이 상처가 될 뿐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잠시 한 발 뒤로 물러선 순간, 그 전보다 더 강렬한 사랑을 알게 되었고 상대에게 자기 자신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들이 선택한 결혼까지의 과정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행해 보이지도 않았다.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의 곰 같은 마음이 이 가을에 참 와닿는다. 아마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여성관객들은 어디 저런 남자 없다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사랑이 고픈 늦가을 정취에 잘 어울리는 영화 사랑은 당신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사랑은 당신 (2013)

Every Blessed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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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파올로 비르지
출연
루카 마리넬리, 토니, 미콜 아주로, 클라우디오 팔리토, 스테파니아 펠리치올리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이탈리아 | 102 분 | 201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