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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혼전야 - [리뷰] 인륜지대사, 결코 쉽지 않네요

효준선생 2013. 11. 24. 07:09

 

 

 

 

 

   한 줄 소감 : 사랑은 당사자의 몫, 결혼은 타인의 시선

 

 

 

 

 

 

로 다른 환경에서 30년 가까이 살다 결혼이라는 명목하에 두 사람이 한 집 살림을 하는 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요즘처럼 철철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남들은 어땠다더라 라는 말을 듣게 되면 제 아무리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도 불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이런걸 메리지 블루라고 하는데, 잘 극복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이 시기에 깨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영화 결혼전야는 결혼을 앞둔 네 쌍의 커플을 등장시켜 많이 화제가 되는 결혼 직전에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이들을 각각의 이야기로 고립시키는 건 아니고 서로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자리에 배치를 했기 때문에 서로가 만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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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한다고 굳게 믿었건만 어느 순간, 결혼까지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분명 위기다. 그런 방정맞은 생각을 하는 것 자체를 안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주변의 이야기에도 신경이 쓰이고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상대방에게도 영 믿음이 안간다. 이 사람이 평생을 함께 해야할 그 사람이 맞는 걸까?

 

 

 


비뇨기과 여의사와 프로야구 코치인 커플, 어릴 때 만났다가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지만 이들을 위협하는 건 상대방의 과거다. 다른 사람은 상관없어도 자신의 상대는 ‘과거’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남자 쪽에서 강하게 주장하지만, 여자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숨어 있는 더 먼 ‘과거’로 인해 이들의 사랑은 끝을 알 수 없게 한다.

 

 

 


웨딩 플래너와 병원 남자 간호사 커플, 클럽에서 번개처럼 만난 사이지만 이들에겐 아이가 다리 역할을 했다. 이들에게 걸림돌은 종교문제, 생활습관의 문제들이다.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일 수도 있다. 결혼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닌 양가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해결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고 결혼을 한 뒤에도 앙금처럼 남을 확률이 가장 크다.

 

 

 


아직 외모로만 보면 스무살 초반으로 보이는 셰프와 네일아트 전문가 커플, 대회 참가차 여자 혼자 떠난 제주도에서의 한눈팔이로 인해 흔들린다. 아무리 오래 만났다고 해도, 결국 지금 마음이 닿는 곳으로 향한다는 설정이 요즘 신세대의 인식인지 모르겠지만 여자의 새로운 선택이 결코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음이 아쉽다.

 

 

 


마지막으로 미모의 아쿠아리스트와 플로럴리스트 커플, 특이하게도 우즈벡에서 온 미녀와 야수같은 외모의 한국 남성과의 만남인데 요즘 증가추세인 외국인 신부문제를 다루고 있다. 독특하게도 나이 많은 남성에게 발기부전이라는 신체적 결함을 얹혀놓고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가는 통에 많이 웃게 된다.

 

 

 


이렇듯 등장하는 인물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나름대로 다들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새롭게 부각되는 직업을 가진 그들에게 결혼은 사랑의 완결이라는 공식을 성사하기 위한 노력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랑의 밀고 당기기 과정이 마뜩치 않으면 그들 직업이 표현하고 있는 다양한 볼거리 역시 재미를 주고 있고, 비온 뒤 땅이 더 굳는다는 진실을 이 영화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이 얼마나 맞을지 챙겨보는 재미도 있다.

 

 

 


 결혼은 완성이 아닌 시작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지금까지의 역경과 고난을 이겨냈으니 무지개가 뜰거라는 환상도 없지 않다. 원래 하기로 한 사람과 결혼을 하든,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하든 결혼은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다고 팍팍한 이미지만 떠올릴 필요는 없다.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해내고 난 뒤 사랑의 반려자를 통해 위로받거나 격려를 받거나 혹은 열락의 세상으로 빠져들면 그만이다.

 

 

 


결혼은 무덤이라고 하던데 이들 커플에겐 과연 결혼은 무덤이 될까 닥칠 위기가  눈에 보이기에 마냥 박수만 쳐줄 수는 없어 보인다. 결혼전야가 끝내고 결혼 후 1년 뒤의 이야기도 후속작으로 나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결혼전야 (2013)

8.1
감독
홍지영
출연
김강우, 김효진, 이연희, 택연, 마동석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18 분 | 2013-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