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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란 코끼리 - [리뷰] 사랑해서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하여

효준선생 2013. 11. 13. 12:45

 

 

 

 

 

 

  한 줄 소감 : 아직은 너무 어린 사랑이지만 제 자리를 찾기를 응원하게 된다.

 

 

 

 

 

 

으로 아날로그적 러브 스토리다. 초 스피드 사랑에 밀려 더 이상 보지 못할 것 같은 이런 사랑 방정식에 판타지가 덧붙여지면서 한편으로 고상한 맛도 나지만 한 편으로는 닮아보고 싶은, 혹은 아주 예전 꿈을 꾸듯 지나갔던 짧은 인연을 떠올리게도 한다.

 

 

 


영화 노란 코끼리는 일본의 신세대 부부의 제자리 찾기를 마치 시 두 세편을 읽는 것 같은 정조로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간혹 섞여 들여가는 애니메이션과 동, 식물들의 의인화로 인해 한결 푸근한 맛이 난다.

 

 

 


만나자 마자 첫눈에 반해 결혼을 결심한 무코와 츠마, 하지만 여자쪽 부모의 극심한 반대로 둘은 시골로 내려와 둘만의 신접살림을 시작한다. 시골 마을 허름한 폐가를 수선해서 그곳에서 살기로 한 두 사람은 마당에 채소를 심고 키우며 유유자적의 나날을 보낸다. 남자는 소설을 쓰고 간혹 요양원에 가서 자원봉사를 한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이들 어린 부부에게 알 수 없는 어둠이 내리고 그걸 걷어내기 위해선 수수께끼를 풀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그 분위기는 두 사람의 행동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신혼부부라는 설정 때문에 이들은 가벼운 스킨십도 보여주지만 격정적이지 않다. 베드신도 마찬가지다. 글을 쓴다는 이유로 밤엔 따로 잠을 자는 모습이 겹쳐지며 이들이 부부로서 벌써부터 권태를 느끼는 걸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게다가 남편 무코가 매일 밤 써내려가는 일기와 가끔 책상 서랍에서 꺼내보는 알쏭달쏭한 내용의 편지 때문에 이들 부부의 가까운 미래가 무척 궁금해졌다.

 

 

 

 

 

이 영화는 가벼운 멜로 드라마의 분위기지만 집안팎의 동식물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성우를 써서 아예 말을 하기까지 한다. 대개는 아내인 츠마의 상대역인 셈인데 그녀 역시 남편이 아닌 타인과의 대화가 부족한 상황임을 언급하고 있다.  물론 이 영화엔 두 부부말고도 다른 커플들도 다수 등장한다. 치매에 걸린 아내와 사는 이웃집 중년 남자, 부부를 유난히 잘 따르는 소년과 소녀 커플, 그리고 남편 무코의 과거에 대한 실마리를 쥐고 있는 도쿄의 미스테리한 부부.

 

 

 


자연과 벗삼아 일상이 그림같은 이들, 여러차례 이들이 차린 밥상이 노골적으로 비춰진다. 단출하지만 정갈한 음식들, 마치 이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다. 하지만 남편 무코가 일 때문에 도쿄에 간다고 하면서 츠마의 얼굴빛은 어두워지고 예상하지 못한 일들은 부부를 시련으로 몰아 넣는다.

 

 

 


20년 넘게 다른 공간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왔던 두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고 같은 공간에서 살기 시작한다는 게 그리 녹록하지는 않을 게다. 특히 부모의 허락을 받지 못한 다소 불안한 마음의 여자와 과거의 그림자에서 여전히 빠져 나오지 못한 채 갈등하는 남자 사이에서 이들을 불편하게 만든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게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영화 제목으로 사용한 노란 코끼리는 상징적으로 스케치를 통해 잠시 등장한다. 노란 코끼리로 보이는 이유는 달빛에 의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지 결코 실체가 아니다. 부부로서의 삶도 그렇다. 외부 조건에 따라 가끔은 위기도 오해도 있을 수 있지만 결국은 믿음과 인내가 전보다 더 공고한 관계를 만들어 줄 거라는 설명이다.

 

 

 

 

이들이 사는 공간은 일본 미에현 어느 산골에서 로케이션으로 찾아낸 곳이라고 한다. 워낙 원작 소설이 시적 표현이 많아 영상으로 옮겨내기 힘들었다고 하는데 영화를 봐도 그런 부분이 적지 않다. 아무리 꾸며도 최강 동안을 자랑하는 미야자키 아오키의 풋풋한 새댁 연기가 눈에 들어온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노란 코끼리 (2013)

Yellow Elephant 
6.5
감독
히로키 류이치
출연
미야자키 아오이, 무카이 오사무, 에모토 타스쿠, 마츠바라 치에코, 오가와 다마키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일본 | 131 분 | 2013-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