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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운슬러 - [리뷰] 삶의 결정권자는 바로 자기자신

효준선생 2013. 11. 12. 07:08

 

 

 

 

 

   한 줄 소감 : 제목 그대로 인생의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

 

 

 

 

 

 

면서 이런 저런 제의를 받는다. 매일이 비슷한 일상에서 귀가 솔깃한 타인으로부터의 권유란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고민하기에 앞서 평정심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 결핍상황이라면 더더욱 끌리게 되고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혼자만의 추측도 하게 된다.

 

 

 


영화 카운슬러는 좁게 보면 마약거래와 연관된 어느 젊은 변호사의 파멸과정을 그린 스릴러지만 넓게 보자면 우리들 인생사에게 끊임없이 찾아드는 선택과 결정의 그 다음 수순을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거칠고도 험난하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 카운슬러는 아내가 실종된 상황에서 알고 지내던 변호사에게 아내의 행방을 알아봐달라고 의뢰를 하고 난 뒤 그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다. 인생엔 수많은 결정과정이 있다. 마치 교차로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망설이는 것과 같다. 그리고 난 뒤는 모두 그 사람의 몫이다. 슬플 수도 있다. 하지만 슬픔은 아무것도 해결해 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어떤 것도 모두 자신이 만들어낸 세상이기 때문이다. 죽음은 가장 간단한 해결방법이지만 가장 쉬운 방법이다. 결국 이 세상은 너와 내가 각각 만들어낸 세상과의 충돌이자 교집합의 연속이다.

 

 

 


이 영화의 줄기는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의 어느 나라간의 마약운반이다. 하지만 마약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설령 그게 그냥 분뇨라 해도 상관없다. 돈이 되는 것을 향해 부나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 그리고 허점이 보이면 잽싸게 틈입하는 보다 똘똘한 사람들. 그 과정에서 한낱 파리 목숨보다도 못하게 이승을 하직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토록 원했던 푼돈을 챙기고는 행복해 하기도 한다.

 

 

 


마약 거래상은 스너프 필름에 대해 장광설을 꺼낸다. 살인이나 강간의 장면을 실제로 행하고 그걸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 필름인데 그걸 만드는 제작비는 그 필름을 보기 원하는 사람이 댄다고, 그런데 어느 필름엔 그런 스너프 필름을 보고 있는 여자를 무참히 살해하고 못된 짓을 하는 영상이 들어 있다고. 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우리의 삶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누군가의 지시를 따라야 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 같은데도 수도 없이 많은 위험요소를 간신히 피하고 사는 건 아닌지, 그래서 사람 위에 사람있다는 말이 틀림이 아니다. 우리가 타인의 불행을 즐기는 사이 또 누군가는 그걸 보는 우리를 보고 있다는 말이 된다.

 

 

 


끔찍할 것도 없다. 뺏고 빼앗는 삶이 연속되는 게 일상이 된다면 그것에게 익숙해져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테니 말이다. 이 영화에선 여러 차례 신체훼손 장면이 나온다. 그냥 총에 맞고 죽는 게 아니라 목이 잘리고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는, 보고 나면 잔상이 상당히 오래 갈 것 같은 장면들. ‘볼리토’라는 가장 악랄한 ‘놈’의 등장은 어쩌면 우리 목을 옭아맨 보이지 않는 올가미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영화 속 목줄을 달고 사는 치타 두 마리의 목의 그것처럼, 주인이 죽어야만 비로소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마이클 페스밴더, 브래드 피트,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 그리고 카메론 디아즈의 화력은 이 영화를 풍성하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 원작자인 코맥 매카시와 감독 리들리 스콧은 자신만의 인생 철학을 주인공들의 주변인물들을 통해 현학적으로, 혹은 교조적으로 관객들에게 전파한다. 나보다 오래 산 사람의 생각이므로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맞겠지만 인생이 그들의 생각보다는 낙관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면 이 영화는 오히려 좀 무서울 수도 있겠다.      

 

 

 


엔딩은  '총설계자'의  한 마디로 장식한다. “세상엔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더 끔찍한 일이 생길지도 몰라, 근데 지금은 배가 고프다” 그(녀)의 일성이 마치 하루에도 여러 번 도덕적 딜레마에 빠져 사는 우리들에게 내리는 경고처럼 들린다. 세상엔 완벽한 다이아몬드가 없듯 완벽한 삶도 없다는 것처럼, 그리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기에 더더욱. 그런데 지금은 주린 배나 채워야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카운슬러 (2013)

The Counselor 
9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페넬로페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 하비에르 바르뎀, 브래드 피트
정보
스릴러 | 미국, 영국 | 117 분 | 2013-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