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세이프 헤이븐 - [리뷰] 소나기를 피했더니 무지개를 만나더라

효준선생 2013. 11. 6. 07:08

 

 

 

 

 

 

    한 줄 소감 :  이 계절에 최적화된 현실적 멜로 드라마

 

 

 

 

 

 

 

금 이 순간에도 가정폭력으로 적지 않은 여성들이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녀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속절없이 얻어맞거나 혹은 임시방편으로 다른 곳으로 피하는 수밖에 없다. 소위 세이프 헤이븐이라 불리는 그런 곳을 소재로 한 애틋한 영화 한편이 나왔다.

 

 

 


한 여자가 맨발로 집에서 뛰쳐나와 아무 집이고 들어가는 것으로 영화 세이프 헤이븐은 시작된다. 행색을 보아하는 아마도 도움을 청하는 것 같았다. 대체 그녀에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어지는 장면은 어디론가 시외버스를 타는 그녀와 바닷가가 보이는 작은 어촌 마을, 카메라는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20대 여성의 뒤를 따라간다.

 

 

 


미국 애틀란타는 남부의 중심도시이자 상당히 보수적 성향을 띤 곳이다. 이 영화 역시 애틀란타에서 멀지 않은 사우스 포트라는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찍은 영화인데 오히려 그곳이 한 여자의 도피처로 제공될 수 있다는 점이 호기롭다. 그리고 그곳에 눌러 앉은 여자에게 새로운 삶의 방편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힌트를 준다. 우선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그 안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훈남 아저씨, 그리고 그의 귀여운 아들과 딸, 자신을 ‘조’라고 불러 달라는 이웃집 여자가 들어있다.

 

 

 


작은 마을엔 낚시꾼들이 오고 가거나 시외버스가 들고 나는 때가 아니면 한가롭기 그지없어 보인다. 뭔가를 숨기는 듯한 여자에게 그 곳은 은신하가엔 최적의 장소지만 그녀에겐 오목조목한 귀여운 생김새 말고도 사람들을 끄는 또 하나의 매력이 있다.

 

 

 


마치 정에 굶주린 듯한 그녀에게 아이들과의 만남, 주민이 그리 많지 않은 동네임에도 다들 가족 같아 보이는 그곳이 전에 살던 곳과는 확연하게 달라보였다. 그것도 싫증이 나면 숲 속에 덩그러니 마련된 집에서 머물고, 가끔은 바다를 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으니 그녀에겐 이곳이 바로 천국인지도 모르겠다.

 

 

 


아내를 암으로 보내고 남매를 키우는 남자에게 지금 살고 있는 곳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자의 등장은 오랜만에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은근하게 마음을 표시하지만 어쩐 일인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저 홀아비로 살아야 하나 싶어 마음이 짠하지만 그것도 인연이 아닌 모양이다라고 여기면 그뿐이다.

 

 

 


하지만 비주얼만 봐도 훈남인 그에게 여자는 기댈 곳의 의미 그 이상을 찾아냈고, 여전히 자신을 따라 붙는 형사의 정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까지는 묘한 분위기가 가시질 않는다. 이 영화의 초반부는 로맨틱 코미디처럼 두 남녀의 밀당이 자주 반복된다. 그러나 그녀를 쫒는 형사로 인해 미스테리 스릴러처럼 긴장감을 조성하고 이런 모습은 뒤로 갈수록 짙어진다.

 

 

 


이 영화가 흡입력이 있었던 건 두 남녀배우의 매력적인 이목구비 말고도 남부의 매력적인 풍광, 그리고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한 여자의 등장때문이기도 하다. 가족이란 상대를 제압하거나 권위를 내세워 겁을 주는 존재가 아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쉴새없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상이자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구성원이다. 이 영화가 가족 영화의 좀 다른 패턴이라면 아주 낯선 환경에서 살아왔던 두 남녀의 이질감과 각자 상처뿐인 과거를 어떻게 치유하는 지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단순하게 웃고 떠들며 소모하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정 폭력을 적절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 그리고 살면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바로 가족이라는 점을 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매력은 충분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세이프 헤이븐 (2013)

Safe Haven 
8.1
감독
라세 할스트롬
출연
조쉬 더하멜, 줄리안 허프, 코비 스멀더스, 데이비드 라이온스, 아이렌 지글러
정보
로맨스/멜로, 미스터리 | 미국 | 115 분 | 2013-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