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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 2 - [리뷰] 부산발(發) 과거사 진실 규명 대회전

효준선생 2013. 11. 5. 07:08

 

 

 

 

 

 

   한 줄 소감 : 배우들의 눈빛이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화 친구가 나왔던 2001년, 한국 영화계는 한국형 복고풍 느와르 영화의 등장에 환호했다. 4명의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이런 저런 이야기들과 부산을 올 로케이션했다는 상징성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많이 묵었다 아이가” 라던 주연 배우 장동건의 마지막 일성이 여태 귓가에 맴돌던 명장면, 관객들은 배우 유오성에게 친구로서 어찌 그럴 수 있냐며 돌을 던졌고 그 후일담에 대한 그의 아쉬움은 상당히 컸던 모양이다.

 

 

 


12년 만에 다시 후속편으로 돌아온 영화 친구2, 강산이 한 번 바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준석(유오성 분)은 교도소에서 출감을 앞두고 있고 그의 앞에 건장한 체격의 성훈이 나타난다. 17년을 교도소 생활을 했다면 바깥  세상도 그 만큼 변했을 터고 왕년의 싸움꾼 준석의 입지는 예전만 못하다.

 

 

 


영화는 과거 세대라 할 수 있는 준석의 과거 지우기와 신세대라 할 수 있는 성훈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된다. 거기에 196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주먹대장 노릇을 하던 준석의 아버지 이야기가 맞물려 들어가며 주먹은 주먹을 부른다는 진리를 재확인시켜준다.

 

 

 


부산이라는 입지성격상 일본의 깡패문화 역시 가장 먼저 들어왔던 것이고 이에 가난하고 못살던 시절 주먹만 잘 쓰면 무시당하지 않고 살 수 있다니 건장한 체구의 사내라면 한 번쯤은 기웃했을 법하다. 그 와중에 죽는 자들도 태반이고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 중에서도 그 바닥에서 성공한 자는 한 둘에 불과하다.

 

 

 


영화에선 이렇게 살아남은 자, 엄밀하게 말하자면 살아 남겨진 자를 중심으로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이는데 그 장면의 시작이 전편 마지막 장면과 맞물려 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한때는 친구였던 관계마저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 주먹 세계의 암묵적 동의인 셈이다.

 

 

 


이른바 “준석 세대” 역시 이제 슬슬 시대의 뒤편으로 넘어갈 즈음이다. 보스의 자리는 또 누군가가 차지할 것이고 만약 부족한 면이라도 보일 틈이라면 또 다른 누군가가 밀고 들어올 태세다. 영화에선 바로 이 부분, 내가 잠시 한 눈을 팔면 하이에나 같은 녀석들이 빼앗아갈 궁리만 하고 있고 입으로는 형님이라고 하지만 그 감춰둔 비수가 언제 목덜미를 난자할지도 모른다며 속으로는 불안해 하지만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주인공들의 불안한 심리에 주목한다.

 

 

 


성훈은 젊은 기세다. 그는 준석에게 남자라면 한 번 걸어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했다. 그가 나중에 이 바닥의 주인이 될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애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다치기도 다반사다. 그렇게 차지한 최고의 자리에서 그는 얼마나 행복할까 아버지가 비명횡사를 하고 난 사실을 알고 나서도 그가 여전히 이 골목에서 서성거리는 건 숙명이라는 생각도 들고, 아버지의 부재를 커버해준 의부(義父)의 등장이 그를 점점 더 수렁에 몰아넣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영화 친구2가 지향하는 목적 점은 분명해 보였다. 전편에서 친구를 죽인 “그”에게 채워진 올가미를 걷어내고 면죄부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거의 전력과 오해를 풀고 눈에는 눈이라는 복수의 악순환이 언젠가 그 지독한 고리를 떼어내는 과정을 보여주자는 것.

 

 

 


무려 세 세대의 이야기가 체인처럼 연결되어 등장하고 조직원을 포함해 다수의 배우들이 쉴 새 없이 등장했다. 패싸움이 연달아 등장하고 복수의 또 다른 복수가 이어지며 이들의 행각은 피를 불러왔다. 지독한 느와르 장르를 내세우고 있지만 은근하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도 많다. 오랜 세월을 묵혔다 꺼낸 장맛처럼 이 영화 근래 보기 드문 묵직함을 선사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친구 2 (2013)

6.4
감독
곽경택
출연
유오성, 주진모, 김우빈, 장영남, 정호빈
정보
액션 | 한국 | 124 분 | 2013-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