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녹색의자 2013 – 러브컨셉츄얼리 [리뷰] 정에 목마른 두 세대의 감정

효준선생 2013. 11. 2. 07:30

 

 

 

 

 

    한 줄 소감 :  이런 사랑을 받아 들일 수 있을 지 몰라도 오래 갈 것 같진 않다

 

 

 

 

 

 

박철수 감독의 유작인 녹색의자 2013 러브 컵셉츄얼리는 2005년 그가 만든 영화 녹색의자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당시 서정과 심지호 배우가 나온 이 영화는 원조교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밝혔다며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세월이 그만큼 흘러 이런 류의 사건들도 어느새 덤덤해졌을 테지만 가십성 사건으로 흘렀을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끄집어내 직접 보여준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당시에도 원조교제라는 낯 뜨거운 단어대신 그들의 사랑에 진정성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 알아달라고 호소했던 것도 대중이 가질 수밖에 없는 용인되지 않은 선정성을 회피하고자 함이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서른넷의 미술 강사 문희, 열아홉의 미술 생도 주원,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사랑의 결핍이다. 작은 고모뻘 되는 여자에게서 느끼는 성적 욕구란 동년배 친구와의 관계에서 전이되는 것과는 이질적이다. 그건 아직도 어리기만 해 보이는 주원에겐 한동안 부재했던 모성애에 대한 갈구로 보였고, 문희의 품속을 파고드는 모습은 남성으로서가 아닌 아이로서의 그것이어야 했다.

 

 

 


이들의 사랑 행위가 일방적일 수 없는 건 문희의 감정 역시 소모적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남편과의 어그러진 부부생활은 이미 별거에 놓여있었고 이혼 도장을 찍지 않았다지만 그들은 남남이었다. 오히려 간간히 만나는 남자 친구나 같은 미술계 선배교수와의 잠자리가 오히려 그녀를 만족시켜 주는 듯 싶었다. 그녀에게 미술은 직업으로써, 돈벌이 수단으로써 존재한다면 여러 남자와의 성행위는 여자로서 존재함을 느끼게 하는 감각체다. 법적 지위를 논하기 전에 그녀는 현재 “자유부인”이고 그녀에게 성행위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을 타파하는 일종의 각성제로 자리한다. 그 와중에 서서히, 그리고 집요하게 자신 곁으로 다가온 주원에게서 남성의 체취를 맡아내는 건 암컷의 본능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그녀는 미술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미술을 배우는 학생을 농락하려는 말 그대로 “원조교제”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열 살 무렵 부모가 사고로 사망하고 할머니와 사는 주원, 몸이 성인이 되었지만 그는 완벽하게 보호되지 못했다. 정신적 유아 상태로 남아 있다. 그 결손은 어린 시절 우연히 보게 된 문희의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과 매치되어 판타지로 남았고 그가 그림을 그리겠다는 일념을 갖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주원에겐 동년배의 여자 친구도 있다. 그가 여자친구와의 만남에서 만족을 하지 못해서 연상의 여인에게 끌렸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이유로 문희와 주원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서로에게 위안이 필요했던 시점에서 만났고 그 감정이 연민, 긍휼, 동정이나 애착 같은 것들이 마구 뒤섞인 것들이라면 그걸 관객에게 인식하게 만드는 건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후반작업이 어느 선까지 된 상태에서 손을 놓았는지는 알 수 없다. 연출자가 좋아하는 시퀀스라든지, 다소 애매한 사유적 대사라든지 하는 것들은 흔적처럼 남아 있다. 그의 영화는 공백이 많은 편이다. 음악이나 미술로 힘들게 채워 넣으려는 시도도 별로 하지 않는다. 생경하지만 그게 그의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남은 부분은 위트와 에로스에 가까운 로맨스로 마감했다.

 

 

 


누군가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타이틀은 애틋하다. 좋던 싫던 다시 볼 수 없다는 말이다. 더불어 오리지널 영화 녹색의자도 찾아볼 요량이다. 근 10년 동안 연상 여자와 연하 남자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얼마나 바뀐 것인지 둘러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녹색의자 2013 - 러브 컨셉츄얼리 (2013)

Green Chair 2013 - Love Conceptually 
1
감독
박철수
출연
진혜경, 김도성
정보
드라마 | 한국 | 97 분 | 2013-10-31
다운로드